<건대신문>이 창간 54주년을 맞이하였다. 1955년 7월 16일 <정대>라는 제호로 시작된 <건대신문>은 지난 54년 동안 학생기자들의 뜨거운 열정에 힘입어 국가와 대학의 발전에 기여해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창간 54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의 마음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국가적으로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냈지만,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정치사회적 분열상은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 역시 최근의 정책전환 선언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 인선이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처럼 패착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지만 그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길이 여전하다. 비정규직법으로 커다란 소란을 겪은 국회는 미디어법이라는 암초에 걸려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대학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0년간의 눈부신 발전을 이어나갈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수와 직원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시스템이 아직도 구축되지 않고 있다. 2010년대를 위한 청사진을 준비하고 그 실천에 필요한 역량을 길러야 한다. 노사가 합심하여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정부의 노사파트너십 프로그램에 선정된 건국유업`건국햄의 성공사례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우리대학은 동병상련의 입장이라고 본다. 우리나라가 정치사회적 분열을 극복하고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놓인 것처럼, 우리대학 역시 새로운 도약이냐 아니면 퇴보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국가건 대학이건 성공과 실패는 결국 구성원들의 노력과 자세에 좌우되게 마련이다. 전체의 이익보다는 사사로운 이익을 탐하는 무리들이 지배하는 조직은 결코 발전할 수 없다. 구성원 전체가 한 마음 한 뜻으로 奉公滅私에 진력하는 조직만이 일류 국가, 일류 대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주요 직책을 맡은 사람들에게는 업무수행능력 못지않게 엄격한 도덕성이 필수적이다. 국가와 대학의 최고경영자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대한 기로에 처한 우리나라와 우리대학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건대신문>은 창간 54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각오로 무장하고 필봉을 가다듬으려고 한다. <건대신문>의 필봉이 무뎌지지 않고 더욱 날카로워지도록 독자 여러분의 격려와 질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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