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지원액 27억, 투자비율편중 의견도

지난 5월 우리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돼 약 27억원을 지원받았다. 1년 동안 진행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문제점은 없는지 공개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알아봤다.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은 고등교육과정 내실화 및 교육인프라 확장을 주축으로 하는 대학의 교육역량 제고를 위한 대학재정 지원사업이다. 대학의 교육역량 및 성과를 측정ㆍ평가 할 수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하여 교육비용을 지원한다. 대학은 지원받은 재원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발전전략에 따라 교육역량강화를 위한 사업을 자율적으로 집행하게 된다.

우리대학의 현황은?
우리대학은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지원받은 금액을 △장학금(11.6%) △취업촉진(15.7%) △국제역량 강화(49.1%) △정보역량 강화(5.7%) △봉사역량 강화(4.2%) △학습역량 강화(13.5%)로 분배해서 사용하고 있다.
대학본부가 설정한 교육역량강화사업의 목표는 ‘건국 글로벌 엘리트 양성’이다. 대학본부에서 제공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교육역량강화의 초점을 학생들의 국제역량, 정보역량, 봉사역량, 학습역량 강화에 맞춰 세계에서 인정받는 엘리트를 양성할 것”이라고 한다.

세부적으로는 △저소득층 학자금 지원 △진로지도 프로그램 및 전문상담원 채용 △해외 정규학기 파견과 외국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 운용 △교내 영상방송 구축과 정보화 자격증 취득 강좌 운영 △성신의 해외 봉사단 동계 프로그램 가동과 지역사회 봉사 프로그램 확대 △자율학습팀 지원과 학습ㆍ교수법 개발, E-러닝 시스템 재구축 등이 계획돼 있다.

투자비율 편중 문제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진행한 ‘건국대학교 컨설팅 결과보고서’에서는 우리대학의 국제역량 강화 사업에 대해 “지원비의 절반을 책정한 것은 과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교육역량강화사업의 필수 투자비율인 장학금 10%와 취업촉진 15%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재원을 국제화에 투자해 그 비율이 49.1%에 이른다. 총 13억원에 달하는 예산은 165명의 해외 정규학기 파견에 8억 9천만원, 50명의 중국대학 교환학생 파견에 2억원, 외국어능력 향상 프로그램 운영에 2억 4천만원이 사용된다.

국제화 관련 투자비율에 대해 전략기획팀 김종필 팀장은 “향후 10년 내에 글로벌화하지 못한 대학은 살아남을 수 없다”며 “예산 투자비율 대비 성과가 가장 높은 곳이 국제역량 강화 사업이었기 때문에 높은 비율을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간지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 순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화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라고 밝혔다.

지원공식과는 다른 투자
위와 같은 맥락에서 지적되는 문제점은 교육비용을 지원받는 공식과 상반된 투자비율이다. 교육역량강화사업은 대학발전에 필수적인 지표가 반영된 공식에 의해 재정을 지원한다. 매년 진행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지원 금액을 높이려면 공식에 반영되는 지표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식을 살펴보면 큰 부분들은 취업률 지수(25%)와 재학생 충원율(25%), 장학금 지급률(20%)이다. 상기 주요 지표들은 향상도 지표라고 하여 증가율까지 공식에 반영하게 된다. 이에 반해 국제화는 공식에서 단 5%를 차지하며 향상도 지표에도 없다. 공식에서 중요한 부분을 향상시켜 지원 금액을 높이려는 타 대학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필 팀장은 “공식 계산에 사용되는 지표들은 대학운영에 핵심적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교비 예산을 통해 꾸준히 지원해 나가야 할 부분이지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인 27억을 투자한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업 다양성 부족과 수혜대상 편중 문제
한편 진행하는 사업 종류나 형태에 대한 비판도 있다. 사업이 과거에 교비예산으로 진행됐거나 직접적으로 전체 학우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육의 질 향상과는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건국 글로벌 엘리트 양성, 교환학생 지원, 교내 영상방송시스템 구축 등 많은 사업이 일부 학생만을 위한 사업이며 교육의 질 향상과는 큰 관련이 없는 것 같다”며 “교육역량강화사업의 본래 목적과 부합하도록 전체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인 성과가 산출되는 사업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종필 팀장은 “각 학부에 학생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신청하라고 요청했지만 거의 없었다”며 “어쩔 수 없이 각 행정부처에 요청하여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미리 공지하여 충분한 기간을 두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많이 모집할 것”이라며 “제안할 수 있는 대상을 학생회까지 확대할 것이니 학생들이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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