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학사정관 제도가 우리나라 교육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기존의 수능, 내신이라는 점수 위주의 입시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이 지닌 재능과 적성 그리고 잠재력과 성장가능성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여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이를 놓고 시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이미 2009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전국적으로 600여명에 달한다. 그 중 90명이 건국대학교 신입생이 되었으니 무려 15%에 달하는 숫자다. 필자 또한 그 중 한사람으로서 경험에 근거하여 입학사정관제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나가고자 한다.

1. 입학사정관제도는 새로운 길이다?

 평소 공부와 함께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한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입시방식이 아니다. 실제로 입학사정관제도 그 자체로 대학진학을 하기 위해 그것을 준비하여 합격한 학생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기존의 학업에 충실하며 자신의 능력을 꾸준히 발전시켜오다가 입학사정관제도라는 하나의 ‘길’을 만나게 된 사례가 많다. 또한 따지고 보면 실질적으로 지원전략이나 대비법도 기존의 전형과 다른 것이 없다. 참고사항의 다양화, 서류 등의 전형요소들을 심사할 때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는 것 이외에는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은 기존 수시와 맥락을 함께한다.

2. 입학사정관 전형 출신자들은 학업을 소홀히 한다?

 올해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들 가운데 학업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부풀려진 이야기며, 고등학생들에게는 학교 성적으로 지원을 머뭇거리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위안적 요소로 떠도는 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입학사정관제도에서 학업 능력이 평가의 절대적인 요소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교과목 성적은 학생의 소질이나 관심을 입증하는 판별 요소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으로서 학교생활에 얼마나 성실함을 보였는지에 대한 지표로 작용하는 것은 확실하다.

3. ‘수만휘’는 저리가라. 이제는 고등학생의 ‘스펙업’시대?

 입학사정관제도는 스펙을 보는 제도가 아니다. 실적이나 수상경력은 학생의 잠재력이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 한 장에 불과하다. 참가 동기나 참가 과정에서 느낀 점을 진솔하게 서술하지 못할 경우 그저 유명무실한 경력 한 줄로 전락하고 만다. 또한 이와 비슷한 고민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원하고자하는 전공과 관련된 스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관련 없어 보이는 다양한 경험도 자기 진로와 연계하여 퍼즐처럼 맞춰질 수 있다. 즉, 지원자들에게는 스펙의 열거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재해석할 줄 아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사실 입학사정관제도는 내신-수능 세대 대학 합격자들에게는 생소한 입시제도일 뿐더러 관심 밖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거시적으로 보이는 현상들에 대해서만 맹목적인 비판을 받기 일쑤이다. 필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우려를 표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현안이자 사회 이슈이고 우리 친구, 우리 후배, 우리 동생, 우리 자녀가 겪게 될 경험이 될 수도 있기에 그 귀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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