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대여방식 변경 시급해

올해도 어김없이 개강을 앞둔 학생회관 2층 학생복지처 앞에는 돗자리가 깔려있다. 그리고 그 돗자리 위에서 며칠을 먹고 자는 학우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이며 왜 그 곳에 있는 걸까. 그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현재 우리대학은 공연장 대여신청을 선착순 방식으로 받고 있다. 공연장 대여신청은 행사 한 달 전부터 가능하며 동아리들은 행사승인 신청서를 직접 학생복지처에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원하는 날에 공연장을 대여하기 위해 일부 동아리들이 학생복지처 앞에서 며칠 밤을 지새우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과대 한 소모임 소속의 학우는 “3일 전부터 학생복지처 앞에서 동아리 소속 학우들이 교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매번 이런 식으로 신청을 한다고 들었는데 솔직히 불편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학생복지처 김은성 선생은 “중강당의 경우 학내에서 유일하게 공연을 위한 음향ㆍ조명시설과 무대가 갖춰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서로 쓰려고 하는 것 같다”며 “우리도 학생들이 중강당 하나를 빌리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이 안쓰럽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사실 올해 초 학생복지처는 동아리연합회 측에 중강당 대여신청 방식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자고 제안했지만 대표자들은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이를 거부했다.

동아리연합회 홍철호(얼ㆍ06) 회장은 “신청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둘 다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 학교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부 학우들은 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건국대문화예술연합 백승호(정치대ㆍ부동산4) 의장은 “학생복지처 앞에서 밤을 새면서까지 신청하는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며 “학우들을 위해 선착순이 아닌 서로 협의를 거친 뒤 날짜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동아리 뮤즈 김승한(공과대ㆍ기계공2) 회장 또한 “동아리들이 신청서를 내면 학생복지처가 시간대를 조율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타 대학에서는 우리대학처럼 공연장 대여를 선착순 신청으로 정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대학들이 공연장 대여날짜를 동아리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연세대는 매 학기 시작 전 동아리들이 공연장 대여를 원하는 날짜를 적어낸다. 만약 날짜가 겹칠 시에는 관련 동아리들이 서로 모여 합의를 통해 조율한다. 서강대도 개강 전에 대여신청을 받는다. 이때 동아리들은 원하는 날짜 1,2,3순위를 함께 적어내고 학생처장, 기획처장, 관련교수 등 총 5명으로 이뤄진 심사위원회가 심사를 통해 공연날짜를 조정한다. 3순위 안으로 날짜가 배정되도록 하기 때문에 갈등 없이 원만하게 처리되는 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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