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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연기인생 한국 방송계를 바라보다연기자 주현(정외 67졸) 동문을 만나다
이지혜 기자 | 승인 2009.10.13 21:58

우리대학 학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 연기자 주현. 그는 우리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학군단 출신이라는 경력 덕분에 KBS드라마 <월남전선>에 출연하게 된다. 이러한 인연으로 출연 이후 KBS 특채 탤런트로 연기자가 된 주현 동문. 주 동문이 연기자의 길을 걸은 지 어느덧 40여년이 흘렀다. 기나긴 세월동안 연기를 해온 그가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방송사회는 과연 어떨까? 잠시 활동을 접고 강원도 용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를 찾아가 생각을 들어봤다.

우리나라 방송. 요즘 좀 이상해졌잖아?
주 동문은 요즘 TV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한다. 수준이 너무 낮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 방송은 너무 흥미 위주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지 못해.”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은 그가 생각하는 방송과는 너무나 다르다. 그는 방송이란 시사성, 사회성, 정의성 등을 강화하여 국민이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방송이 도덕책은 아니니까 재미도 중요하지. 하지만 요즘은 그 도를 넘었어. 방송을 보고 뭘 배우겠어?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수준이라니까.”

그는 우리나라의 정신을 방송으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을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미국의 경우는 정정당당하게 결투하는 서부의 웨스턴 정신을, 일본의 경우는 사무라이의 무사도 정신을 표현해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충이나 효 등 500여년 동안 지켜온 유교정신을 방송에서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궁중사극을 봐. 유교정신을 표현해내기는커녕 등장인물 간에 모략하는 모습만 잔뜩 담겨있어.” 현대극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어머니한테 대들고 부부 사이에 서로 비속어가 오가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잖아.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가리지 않지.”

그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국민들이 무의식중에 방송의 내용을 따라하게 된다는 점이다. 방송을 통해 자꾸 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매체가 때로는 마약과 같이 무서운 것이라니까. 이렇게 큰 문제점이 있는데도 누구하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치려는 사람이 없어.” 그는 이러한 세태가 너무나 안타깝다고 한다.

   
▲ 주현 씨는 "배우나 시청자 모두 작품을 선별해서 고르고 시청해야 우리나라 방송이 좋은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 말했다. ⓒ안상호 기자
방송이 너무 상업화됐지 
주 동문은 방송이 우리나라의 정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흥미만을 추구하는 현상의 원인으로 방송의 지나친 상업화를 지적했다. 방송에서 수익은 방영되는 광고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즉 수익을 많이 내기 위해선 광고를 많이 방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가 많이 방영되려면 구매력이 있는 청ㆍ장년층에게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ㆍ장년층을 겨냥해 방송을 제작하다보니 시청률을 위주로 하는 방향으로 방송이 계속 흘러가게 된다는 것이다. “시청률 확보에 급급해서 황금시간대에 예능프로그램을 방송하기 바쁘잖아? 귀한 방송을 낭비하고 있어. 황금시간대에는 교양프로그램을 편성해야지.” 그는 시청률에 급급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에 맞춰 인기를 얻기 보다는, 그들에게 감동과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으로 방송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한다.

PD, 배우, 시청자 모두 기본을 갖춰야해
그렇다면 방송을 올바르게 이끌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PD, 배우, 시청자는 각각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자각을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먼저 PD는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기 위해서는 항상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PD 특유의 감각을 통해 경험해보지 않은 일까지 사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나도 촬영할 때 PD들이랑 많이 다퉜어. 경험해보지 않은 장면을 촬영할 때는 그 순간 감동의 맥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

배우의 경우는 항상 스스로를 관리를 해야 한다. 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작품이라면 배우는 그 작품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배우가 돈을 위해서 아무 작품이나 연기하면 결국 또 ‘막장’방송이 나오게 되는 거야. 시청자들이 그걸 보고 뭘 배우겠어? 작품을 선별하는 능력을 키워서 좋은 작품만 출연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관리해야지.” 그래서 그는 배우란 항상 역할 하나하나에 책임감을 지니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PD와 배우의 역할을 언급했지만 주 동문은 좋은 방송을 위해서는 결국 시청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잘못된 방송이 계속 나오는 것은 결국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시청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시청자뿐만 아니라 방송의 책임도 있겠지. 잘못된 방송에 익숙하도록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시청자들이 방송을 선별하지 않고 시청한 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 지적한다. “시청자들이 그런 방송을 보기 때문에 결국 방송답지 않은 방송이 계속 나오는 거야. 시청자는 방송을 선별해서 시청하고 잘못된 방송은 규탄할 줄 알아야해.”

그는 우리나라 방송사회에 대한 걱정이 아주 커 보였다. 그는 자신의 40여년 연기인생보다 우리나라 방송의 방향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방송에 휘둘리기 보다는 방송의 세태를 비판하고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나 시트콤까지도 서슴지 않고 혹평을 하는 그를 보며 진정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주 동문은 방송이란 때로는 국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그 나라의 정신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할리우드가 있기에 오늘날의 미국이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생각을 통해서 방송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방송이 그의 생각처럼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지혜 기자  gigi1511@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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