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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만이 아닌 다양한 경험, 호주 USC에서의 1년
최윤수(문과대ㆍ영문3) | 승인 2009.10.13 22:26

면접관들에게 내 나름대로의 당찬 목소리로 꼭 다녀오고 싶다고 말했던 나는 작년 2008년 1월 영어권 교환학생으로 뽑혔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벅찬 가슴을 안고 7월 중순, 호주의 퀸즈랜드주, 썬샤인코스트에 위치한 University of the Sunshine Coast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여름이지만, 8시간을 날아간 호주는 겨울. 춥고, 짐도 많고 늦어진 비행기 덕에 픽업차도 떠나버렸다. 처음으로 픽업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호주 발음은 약간 어색하고 잘 들리지도 않는 것 같았다. 기숙사에 도착해보니 이건 또 웬걸, 한국인은 찾기 힘든 것이었다. 룸메도 호주인 두 명과 나이지리아인 한명. 그렇게 여러 가지로 낯설었던 썬샤인코스트에서의 하루는 정신없이 지나갔다.

이틀 뒤 오리엔테이션을 가보니, USC는 학교가 작은 대신 국제화를 많이 추구하는 편이라 프로그램들이 비교적 알찼다. ‘자전거를 구입할 것, 버스를 자주 탄다면 항상 Daily나 Weekly로 끊어서 할인을 받을 것‘ 등 소소한 일상생활부터, ‘캥거루 조심, 뱀 조심’까지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또한, Workshop Class는 일주일간 스스로 찾아가서 듣는 수업인데, 그 수업에는 발표 연습이나 레포트 종류별로 작성 요령 등 학업에 관련된 유익한 것들을 세세히 알려주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과제를 할 때 참고문헌을 첨부하는 방법에 대한 수업이었다. 타인의 글을 퍼온다면 무조건 F를 주는 처벌이 있다고도 가르쳐 주었는데, 실제로 호주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과제를 할 때 한 줄이라도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남의 글을 베끼지는 않았는지, 참고 목록이 제대로 첨부되었는지 확인하느라 소비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정식 수업은 역시나 토론이 빠지지 않았다. 한 수업에 50명 정도의 학생이 있다 해도 한 명의 교수가 강의를 하면 또 다른 3명의 교수가 앞줄에 앉아서 청강을 하며, 그 다음 토론 수업은 총 4명의 교수가 학생을 소수로 나누어 담당하는 수업들을 했다. 이는 우리나라와 매우 다른 것이었다. 질문을 하다 보면 교수님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학생들끼리 열띤 토론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작가 수업 시간에는 자기가 써온 작품을 자발적으로 발표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있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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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캠퍼스 벤치에 앉아 있으면 캥거루들이 뛰어다녔다.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캥거루 가족이 우루루 캠퍼스를 지나가서 깜짝 놀랄 때도 있었는데, USC는 호주에서 유일하게 캥거루들이 캠퍼스 안에 있는 대학교이다.

자연과 함께 하는 것 외에도, 외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경험들이 있었다. 나는 겨울방학에는 풀타임, 그리고 학기 중에는 주말에 일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일은 음식점 카운터 담당으로 전화주문과 앞 손님 주문을 동시에 받아야 할 정도로 바쁠 때가 많았다. 가장 어려운 것은 사실 의사소통이었는데, 환풍기는 시끄럽고, 손님들의 줄은 점점 늘어가는 급한 상황에서 주인 아주머님이 하는 말을 놓치면 안됐다. 그러한 실생활 영어는 수업시간에 하는 영어와 또 다른 것이었고, 6개월 뒤 듣기 실력이 많이 향상된 나를 볼 수 있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어쩌다보니 계획에 없던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외국 친구들과 며칠씩 캠프를 갈 때도 있고, 나 홀로 배낭여행도 하였다. 여행 또한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자연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우연히 많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특히 아일랜드인 Rita는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도 꼭 다시 만나자고 전화 한 친구 중 한명이 되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던 1년간 교환학생으로서의 경험은 짧게 말하기 힘들다. 그리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단순히 수업을 통한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 가기보다, 기회가 생긴다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일도 하면서 그 곳의 현실에 부딪혀 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한다. 새로운 수업 방식과 새로운 환경, 모두 다 겪어 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대학생활은 교환학생을 통해 가능한 것 같다. 나에게 기대보다 다양한 경험을 안겨 주었고, 스스로 부족하다고도 느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 이 시간들을 누구에게나 '강추'하고 싶다.

최윤수(문과대ㆍ영문3)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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