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날지기 모니터링에서 입학부터 행정, 시설까지 문제점 드러내

지난 9월 초부터 우리대학 장애인권동아리 가날지기에서 ‘2009 장애학생지원체계 보고서’를 위한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했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와 함께 조사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건대신문>은 우리대학의 장애학생 지원체계를 분석해봤다.

입학. 특별전형 존재하지만 제약 심해
우리대학은 1997년도부터 장애학우에 대한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정원 외의 특별전형 모집인원은 20명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는 전체 학생 3천여명에 비해 1%도 되지 않는 적은 인원이다.

게다가 특별전형 지원 유형과 자격을 지체부자유자와 뇌병변 장애인인 3급 이상의 중증장애인으로 한정하고 있어, 시ㆍ청각 장애나 정신ㆍ지적장애를 지닌 학우들과 4~6급의 경증장애학우는 지원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특별전형에서 전공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지적됐다. 이번 모니터링을 진행한 가날지기 양민재(법과대ㆍ법3) 회장은 “장애학우를 선발할 때 공학 같은 실험이 많은 학과의 경우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입학을 제한하고 있다”며 “입학할 때부터 세부 전공을 정해서 들어오게 하는 등 장애학우에 대한 전공선택 제약이 심하다”고 말했다.

행정. 장학금 제도 만족, 체계적 지원 위해 지원센터 설립해야
현재 우리대학은 가날지기 장학금이라는 장애학생만을 위한 장학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 및 생계곤란 정도에 따라 학기당 오십만 원에서 백만 원 내외의 장학금을 차등 지급한다. 또 장애학우의 학습보조를 위해 장애인 학습도우미 장학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장애를 겪고 있는 김영관(법과대ㆍ법3) 학우는 “가날지기 장학제도는 타 대학에 비해서 상당히 우수한 편이지만 장애학우 실태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좋은 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탄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애학우를 전담하는 행정직원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대학 학생복지처에서는 장학복지를 담당하는 직원이 장애학우를 관리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정책모니터링센터 현근식 팀장은 “장애학우 전담직원이 있어야 장애학우의 입장에서 많은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며 “장애학우가 10명이 넘으면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장애학생지원센터를 하루빨리 설립하고 복지 전문가를 센터장으로 고용한다면 장애학우 복지가 크게 신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근래에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 장애학우 10명을 초과하면 2011년까지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의무사항으로 우리대학도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 건물 외부 접근권은 좋으나 내부 접근권 보장 부족
장애학우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은 것이 바로 시설 접근권 보장이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이병호(정치대ㆍ행정4) 학우는 “문과대와 사범대 등 노후한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아 수업시간표를 짤 때 접근이 가능한 1층 수업만을 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어쩔 수 없이 해당 수업을 들어야할 경우에는 학우들 3명이 휠체어를 통째로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실제로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서 수업을 받는 일부 장애학우들은 접근이 어려워 이러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수업을 받는 강의실 내부의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장애학우들이 편하게 앉아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공연장의 경우 학생회관 중강당은 접근이 불가능한 형편이고, 그나마 접근이 가능한 새천년관 대공연장의 경우에도 멀리서만 관람이 가능할 뿐 무대 근처는 접근이 힘든 상황이다.

양민재 학우는 “모니터링을 진행하다보니 대학본부가 장애학우 복지향상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애학우들이 직접 찾아와 요구를 하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버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장애학우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모니터링 소감을 밝혔다. 또 “장애학우들도 장애를 부끄럽다고 생각하여 숨기지 말고 가날지기 등을 통해서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며 권리를 요구해야 장애학우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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