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명라인 대표 구기형(행정ㆍ85졸) 동문을 만나다

   
▲ ⓒ 박기훈 기자

창업을 꿈꾸는 사람은 많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일 수도 있고 당신의 가족일 수도 있고 혹은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창업에 도전하여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통계적으로 창업성공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 즉 성공하는 이보다 실패하는 이가 4배는 더 많다는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사업할거야’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격려보다는 염려를 먼저 표한다. 하지만 이 커다란 위험을 안고,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기업의 대표가 된 동문이 있다. 바로 본스치킨으로 유명한 (주)정명라인 대표 구기형 동문이다.

학창시절부터 이미 사업에 뛰어들어
구기형 동문은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외식업계에 발을 들였다. 대학시절 무엇이 그를 사업에 뛰어들도록 만들었을까. 구 동문은 학창시절에 젊은 학생으로서, 이 땅의 청년으로서 사명감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군부의 폭압정치로 학생운동이 단절된 살벌한 시기였지만 그 민주화 운동의 맥을 이어가려고 나름대로 활동을 많이 했어. 학도호국단도 교육정책에 의해서 폐지된 것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의 항거에 의해 철폐하고 학생회도 세웠지.”


구 동문은 이 시절 학생운동과 자치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친구들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해서 마련했다. “그때는 과외가 금지됐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영업활동을 많이 했어. 나도 영업활동에 뛰어들어 돈을 벌었지.” 구 동문은 학창시절에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복조리와 수세미를 방문판매하는 사업을 창업하기도 했다고 한다.

대학시절에 해본 사업과 많은 아르바이트 경험은 구 동문을 사업가의 길로 이끌었다. 구 동문은 학창시절부터 외식산업 쪽에 많은 관심을 뒀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외식산업 시장은 피자헛, KFC 등 외국 브랜드에 많이 의존을 했는데 왜 우리가 로얄티를 주면서까지 외국 브랜드를 먹어야 하는지 고민을 했지.”
80년대 우리나라 외식산업은 고급서비스문화 형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고도의 소비문화가 성숙되면서 진행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산업의 역사가 짧아 외식시장이 굉장히 척박했다. 하지만 구 동문은 당시는 외식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브랜드가 해외에 나가서 로얄티를 받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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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플라자에서 본스치킨까지, IMF를 이겨낸 그의 창업 스토리
구 동문은 85년 대학을 졸업하고 87년에 정명교역을 설립하면서 학창시절부터 관심 있던 외식산업에 뛰어들었다. 정명교역은 맨 처음 피자와 돈까스 전문점인 아톰플라자를 창업해 가맹점을 1300여개나 둘 정도로 융성했다. 1996년 정명교역은 (주)정명라인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1997년 우리나라에 IMF 사태가 발생한고 말았다. 우리나라 그 어느 기업이 IMF를 피해갈 수 있었을까. 구 동문도 이때 아톰플라자를 모두 정리하는 쓰라린 아픔을 맛봐야 했다. 구 동문은 “그때는 가정도 기업도 다 함께 어려웠지”라며 IMF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여러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었어. 다른 사업에 진출했던 것들도 일거에 거둬들여야 했지, 사업도 다각화를 추진하다가 전부 백지화하고. 오랜 시간 근신하면서 와신상담을 했어.” 와신상담이란 말에 그가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중에 그는 1998년 에디슨 치킨을 시작한다. “에디슨 치킨은 천연 DHA가 함유된 굉장히 좋은 치킨이었어. 이 에디슨 치킨으로 IMF 때의 위기를 돌파한 거야.”

하지만 또 한 번의 위기가 그를 찾아왔다. 2005년 트랜스지방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WHO의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후라이드 방식 치킨은 트랜스지방의 유해함을 피해갈 수 없었다. 구 동문은 “우리 기업은 식품 만드는 회사인 만큼 건강한 맛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오븐에 구워내는 치킨을 개발했지. 그 치킨이 지금의 본스치킨이야.” (주)정명라인은 2006년 말 오븐으로 구운 치킨인 본스치킨을 출시했다. 본스치킨은 출시 3년만에 가맹점이 500호점을 돌파하고 작년에는 미국 LA까지 진출하는 등 경쟁이 심한 치킨 업계에서 선두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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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고 싶은가? 경쟁력을 갖춰라!
구 동문이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은 사업은 어렵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를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 만약에 내가 그 말을 듣고 경기가 좋아지길 기다렸으면 지금까지 사업을 하지 못 했을 것 같아. 왜냐면 그 해 이후로 언론에서 내년에 호경기가 찾아올 거라는 말이 나온 적이 없거든.”

구 동문은 이어 “내가 사업하면서 걸프전도, IMF도, 최근 금융사태도 겪었지만 그런 위기들로 인한 불경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줄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었어. 1989년에 비하면 경제규모가 엄청 커졌지. 결국은 경기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사업의 성공은 누가 경쟁력을 갖느냐에 달려있어. 경쟁력이 있다면 경기는 더 이상 외생변수가 아니라 본인이 경기를 주도할 수 있는 내생변수가 되는 거야”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불경기라고 해서 움츠려 들지 않는 그의 ‘깡’과 ‘경쟁력’이 오늘의 (주)정명라인을 성장시킨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구 동문은 “매체에서는 성공한 사람들만 언급하기 때문에 실패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사람들은 잘 몰라. 하지만 실제로 사업에서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아”라며 현실을 지적했다.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해. 어려움이 닥쳤을 때 좌절하지 않고 이겨나갈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 하고.” 구 동문은 이어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사업에 임한다면 사람이 부지런해지고 시야도 더 넓어질 거야. 그런 종합적인 면이 갖춰지면 창의력도 강화되고 전략에도 눈을 떠서 사업에 성공할 수 있을 거야”라고 조언한다.

구 동문의 꿈은 한국 국적의 외식브랜드를 해외에 가지고 나가 세계 각국에 널리 한국을 알리는 것이라 한다. “당당하게 해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우리 맛과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어. 지금도 그런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지.” 과연 그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것은 왜일까. 맛과 건강을 무엇보다도 강조하는 구 동문이라면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인정받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외국에 나갔을 때 구 동문의 브랜드가 당당히 자리 잡아 있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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