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여학생회 선거는 지난해와 달리 두 선거운동본부(아래 선본)가 출마해 경선으로 치르게 됐다. 바로 <레디액션> 선본과 <w공감w> 선본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두 선본에서는 여학우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여러 공약을 내걸었지만 공약들이 실현될지는 확실치 않다. 그래서 <건대신문>에서는 학우들이 소중한 한 표를 올바르게 행사하도록 돕기 위해 이들 선본의 공약이 정말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보았다.

기업들의 상품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샘플존
샘플존은 화장품과 식ㆍ음료, 학용품 등 기업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종류의 샘플을 연 5000원에 매주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다. <부> 박서련(문과대ㆍ국문2) 후보는 “많은 학우들이 우리 대학 내에도 샘플존이 생기길 원해 이번 공약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김가영(정치대ㆍ정외3) 후보는 샘플존이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학우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학생회관 1층 누리랑 카페의 북존이나 지하1층 식당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샘플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존 공간에 샘플존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공간활용에 대해 대학본부와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관재팀 장훈 팀장은 “샘플존이 정말로 학생들이 원하는 시설인지, 그리고 <레디액션> 선본 측이 언급한 공간이 정말로 활용가능한 곳인지에 따라 샘플존 설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샘플존이 상업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도입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아(경영대ㆍ경영3) 총여학생회장은 “이미 시행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는 점에서 샘플존 도입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샘플을 제공하는 기업이 20대를 잠재적 소비자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샘플존이 상업적인 시설이 아니라고 반박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학우들의 권리, 생리공결제 도입
<레디액션> 선본은 지난해 총여학생회와 마찬가지로 생리공결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학본부 관계자들의 생리통에 대한 인식 개선과 투명한 시행을 위한 생리주기 계산 및 공결신청 전산시스템 구축을 통해 생리공결제를 확실하게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생리주기계산 및 공결신청 전산시스템이 도입된 연세대는 한 학기에 최대 5번, 신청 1회당 최대 2일까지 공결이 가능하고 3주 후부터 다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산시스템 도입으로 오남용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고 해도 여전히 악용의 소지가 남아있다. 연세대학교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생리공결제 이용은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제도 도입 전에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대학 학사관리팀 이우광 팀장은 “전산시스템이 구축돼도 생리공결제의 문제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학사관리팀에서 생리공결제에 대한 보고서를 교무회의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처리가 보류되어 있는 상태”라고 현재 상황을 밝혔다.

악용 가능성 외에도 △남학우에 대한 역차별논란 △생리주기와 생리통의 개인차 반영의 어려움 △여학우 내에서도 반대의견 존재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바람직한 생리공결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투명한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 마련과 함께 생리공결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전체 학우들의 합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다양한 물품, 지폐로도 뽑을 수 있는 여성용품 판매 자판기
학내 자판기 담당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돼 재계약을 하게 되는 올해, <레디액션> 선본은 협상을 통해 여성용품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종류를 늘린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현재 하나의 생리대 제품만이 구비되어 있는 자판기에 다양한 브랜드의 생리대를 추가하고 더 많은 품목을 구비하겠다는 것이다. 또 자판기 설치가 부족한 단과대에 자판기를 확충하고 동전뿐만 아니라 지폐까지 사용 가능한 자판기로 교체하는 등 기존의 부실한 자판기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대학 자판기 관리를 담당하는 학생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업체에 충분한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추가 자판기 설치도 가능하다”며 “실현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다양한 여성용품을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을지는 총여학생회의 협상력에 달려 있다.

여학생휴게실 관리, 장학생 도입으로 내실있게
이 공약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공동선본인 <레디액션> 선본에서 추진하는 장학제도 확대 사업의 일부이다. <레디액션> 선본에서는 여학생휴게실이 있는 7개 단과대에 장학생을 1명씩 배치하고 매달 10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공약은 관리가 잘 안 되는 여학생휴게실에 담당책임자를 두어 확실히 관리하고 동시에 학우들에게 장학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윤현진(경영대ㆍ경영ㆍ경영정보1) 학우는 “여학생휴게실에 가보면 여기저기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관리장학생 도입으로 좀 더 나은 여학생 휴게실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학생복지팀 김도형 선생은 “도서관 근로장학, 규찰대 근로장학 등 공익적인 부분을 위한 관리장학생은 있지만 여학생휴게실 같은 자치공간에 관리장학생을 도입해 관리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자치공간인 여학생휴게실은 자율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김가영 후보는 “총여학생회의 예산에서 관리장학생에 대한 부분을 따로 마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학금이 학생회비 예산에서 지급되는 경우에는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금액이 지급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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