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가 전국 4년제 대학 중 처음으로 내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경제위기, 취업난, 학자금상환대출 부담을 고려해 서울여대 대학본부가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것이다. 4년제 대학, 그 중 사립대학이 등록금을 2년 연속으로 동결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 언론과 국민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서울여대 총학생회의 역할이 컸다.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2009년도 총학생회에 당선되자마자 2009년도 등록금 관련 운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특별한 점은 2010년도 등록금 동결활동 또한 준비했다는 것이다.

총학생회는 그 해의 등록금 운동 혹은 투쟁만을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다음해의 등록금 활동을 준비한 서울여대의 예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지속가능하지 못한 등록금 운동, 1학기 동안 잠깐 진행하는 ‘개나리 투쟁’이 아닌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등록금 운동은 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2010년도 등록금 동결을 위해 학우들의 여론 수렴, 총장과의 1:1 면담, 수십 차례에 걸친 대학본부와의 논의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1년 동안 등록금 운동에 매진했다.

등록금 동결 후 그 다음해의 등록금 인상률은 상당히 높은 것이 관례라고 볼 수 있다. IMF 외한위기 당시 대학들은 경제위기를 이유로 학생들을 위해 등록금을 동결했지만, 경기가 안정궤도에 접어든 후에는 급격하게 등록금을 인상했다. 이 때문에 학생사회에서는 올해 동결로 인해 내년 등록금 인상률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우려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여대는 미래를 생각하는 등록금 운동을 통해 앞서나간 것이다.

서울여대 사례에서 보듯 등록금 운동은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학우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서도 총학생회가 등록금 문제만큼은 꼭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1학기에만 등록금 운동을 반짝 진행하고 2학기에는 등록금 관련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기존 총학생회의 1년 사업으로는,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길 원하는 학우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

이번 11월 장안벌에서 당선되는 43대 총학생회도 서울여대의 모범적인 사례를 명심해, 내년 3월까지의 반짝 등록금 운동이 아니라 11월까지의 장기계획을 마련하고 준비해야 한다. 진정 학우를 위한 총학생회라면 내년과 그 다음 해를 함께 고민하는 총학생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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