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건대신문 문화상 소설부문 당선 소감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에 잠을 설치며
 
                                                                                                 박선영(문과대ㆍ국문3)

2009년의 마지막 날 새벽, 당선 문자를 받았습니다. 아마도 기회는 이렇게 시작과 끝을 동시에 알려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설쳤습니다. 부족한 글임을 알기에 소설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했었는데, 저에게 다시 한번 찾아온 기회를 조금 두렵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드리겠습니다.

2년 전 시로 건대신문 문화상을 받았을 때 저는 살아남기 위해 써야겠다고 소감을 썼었습니다. 그 말대로라면 저는 지난 2년 동안을 죽은 것과 다름없이 살았습니다. 한동안 아무런 글도 쓰지 못했고, 쓰지 않았습니다. 슬럼프라고 부르기에도 부끄러운 날들이었으나 그럼에도 결국 글은 또 다시 저를 받아주었습니다.

저는 뛰어들어야 하는 종이가 얼마나 깊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이미 빠졌습니다. 오래도록 이 안에서 표류할 생각입니다. 완전하지도 온전하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이 안에서 만큼은 끝없이 흘러가겠습니다.

부족한 글에서 가능성을 봐주신 심사위원님과 기회를 주신 건대신문사에 감사드립니다.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한 적 없는 못난 딸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자리에 계시는 부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직 말하지는 못했지만 알게 된다면 그 누구보다도 축하해줄 소양조 친구들에게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오래된 나의 문우들과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늘 함께 해주는 친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끝으로 예전에도, 앞으로도 제가 살아갈 힘이 될 말을 해준 그대에게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견뎌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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