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에는 과천의 소식을 싣는 9개의 지역언론이 존재한다. 인구 7만의 소도시 치고는 상당히 많은 수다. <과천마을신문>도 이 9개의 지역언론 중 하나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지역민을 위한 정론지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천마을신문>의 첫 출발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천 내의 여러 생활ㆍ교육ㆍ환경 시민단체가 연합해 만든 이 신문은 처음에는 몇 개의 기사를 제외하면 시민단체가 각 지면을 할당받아 해당단체의 소식을 담는 소식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6년 무렵부터 차근차근 지역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내부체질 개선을 하고 난 후 <과천마을신문>은 순수하게 과천시민들로 구성된 기자들이 신문제작에 참여하게 됐고 신문의 내용도 바뀌었다.

이 신문 최현 편집장은 “관치언론적인 성격이 강한 과천의 다른 언론은 지면의 80%를 시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로 채워요. 하지만 저희 신문은 시에서 주는 보도자료를 쓰지 않아요. 기획기사를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이 관심 있어 할 만 한 소재를 심층취재 하죠”라며 <과천마을신문>의 강점을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과천마을신문>이 정론지를 표방할 수 있는 이유다. 전에는 월간, 지금은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한달반에 한번 발행되는 신문이지만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2007년 <과천마을신문>은 과천시에서 추진하는 일종의 쇼핑몰인 복합문화관광단지 유치계획에 대해 해외쇼핑몰의 사례까지 연구해 가며 쇼핑몰 유치가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이 기사 덕택에 쇼핑몰 유치계획으로 전전긍긍하던 과천상인회 등에서는 기사를 근거로 민원요청을 해 결국 시에서 공청회까지 열었다.

또한 최근 2009년에는 대규모로 추진되는 과천시 재개발 계획에 대한 기사를 냈다. 재개발 계획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과천 주민의 반응을 심층취재로 다룬 이 기사 때문에 과천 인터넷 포털에서는 네티즌들 간에 첨예한 논쟁이 불붙었고, 최현 편집장은 재개발을 찬성하는 주민의 항의전화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최현 편집장은 “기획기사 중심의 신문을 만들다보니 가끔 비난을 들을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 신문의 인지도가 높아졌고 과천시청에서도 우리 신문의 눈치를 많이 봐요”라며 자랑스러워한다. 지역언론으로서 지역구성원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본 셈이다.

물론 이런 노력 이면에는 여러 어려움이 존재했다. 최현 편집장이 몸이 좋지 않아 잠깐 일을 중단했을 때는 신문발행이 아예 중지됐고, 재정적인 어려움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조그만 소도시에서 신문을 만들다보니 취재원의 비위를 거스르는 것도 힘들다.

현실적인 제약은 많지만 <과천마을신문>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현 편집장은 “지역언론은 얼마나 동네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관심 있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해요. 더불어 사회적 의제를 포함하는 것도 중요하죠”라고 강조했다. 4면을 발행하는 작은 신문이지만 신문을 보는 과천주민을 생각해 편집, 제목, 디자인 하나하나 세심하게 결정한다는 <과천마을신문>. <과천마을신문>이 명실상부한 과천주민의 신문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