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건국대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교환학생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나 다 되는 것이 아닌,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갈 수 있는 행운의 유학기회. 그것도 학교에서 지원,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니만큼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여러 학교 프로그램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본격적으로 1학년 2학기 겨울방학부터 교환학생 지원자격 중 필수인 토플점수를 따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황금기’인 대학교 1학년일 때부터 영어공부와 학점관리에 매달리는 일이 내게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동아리도 2학기 말부터 그만두고, 거의 학교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로 영어공부에만 매달렸다. 그렇게 내게는 유난히 힘들었던 겨울방학이 지나가고 2학년, 드디어 교환학생을 선발하는 기간이 다가왔다.

나는 우선 법대에서 열린 교환학생 프로그램 설명회에 참석했는데, 법대 소강당이 꽉 차고 어떤 학우들은 계단에 앉아서 경청했을 만큼, 그 열기는 대단했다. 이렇게 경쟁자(?)들이 많으리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터라, 포털에서 지원서를 작성할 때도 그다지 자신은 없었다. 면접 당시에도 4명이 1조가 되어 영어로만 진행되는 면접을 봤는데, 면접 바로 직전 즉석에서 종이에 썼던 말들만 하느라 실수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운 좋게도 2009년도 1학기를 프랑스 파리에서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내가 다녔던 Pole Universitaire Leonard de vinci에는 총 12명이 가게 되었는데, 핀란드나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2, 3명씩 배정되지 않아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어 매우 좋았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같은 클래스에 언니, 오빠들과 함께 수업을 들어서 심심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프랑스 학교를 다니면서 무엇보다도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바로 영어와 불어라는 외국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영어강의를 접하려면 영어과목을 신청하거나, 원어강의를 듣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Pole 대학교는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어 하루 종일 listening과 reading등 다양한 영어실력을 기를 수가 있어 좋았다. 내가 들은 Finance 클래스는 한국인이 나를 포함해 3명밖에 없었지만, 수업시간 내내 프랑스인 학생들도 모두 영어를 사용해 언어로 고립되는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학교시설들도 한국보다 모두 깔끔하고 좋았다. 특히 이 학교는 도서관을 포함해 약 3개의 단과대학이 한 건물 안에 모여 있어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도서관이나 강의실 등의 크기가 좁지 않아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

또 개인적으로 주어진 2번의 방학동안, 이탈리아와 독일, 벨기에 등 프랑스와 인접해있는 국가들로 여행을 다니면서 새로운 문화와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그리고 대형마트나 옷가게, 세느 강이나 루브르 박물관 등도 학교에서 돌아오는 지하철 노선의 중간에 있어 항상 수업이 끝나면 들리곤 했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 파리라는 세계 문화, 경제의 중심지로 꼽히는 곳에서 약 반년가량을 보냈다는 사실은 결코 내 평생 잊히지 않을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지금도 텔레비전에서 프랑스의 곳곳 전경들을 보여주면, 내가 거기서 반년동안 수학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교환학생이라는 경험을 얻게 해주신 건국대학교 국제처 직원분들과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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