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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때문에 서해안이 두 번 죽네충남 당진군 석모면 난지도 일대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찾아서
안상호 기자 | 승인 2010.03.01 18:31

   
▲ 난지도리 인근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비경도에서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다.
기름 덩어리가 햇빛에 녹아 바다로 흘러가면 해안 생물들에게 해를 주기 때문에 바위 틈새 구석구석 기름을 제거 해야한다. ⓒ 안상호 기자
“국가적으로 볼 때 작은 거겠지만 이게 재앙이 아니면 뭣이겄어”, “가게 문 닫고 이게 뭐하는 건지…”

지난 2월 27일 당진군 난지도에 이웃하고 있는 무인도 ‘비경’도 해안가. 인근 주민들이 바위에 헌 옷가지를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들은 ‘기름’을 닦아내고 있다. 이른 9시 한창 고기를 잡고 굴을 캐러 나가야할 시간에 이들은 옆 현대 오일뱅크 공장을 마주하는 무인도에 모였다. 지난해 12월 21일과 올해 1월 12일 난지도 앞바다에서 두 차례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피해로 인해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생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방제작업에만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난지도 인근의 삼길포 항구에 배들이 출항하지 않고 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두 건의 기름유출 모두 무인도에서 훤히 보이는 현대 오일뱅크 공장으로부터 일어났다. 해경의 수사 결과 1차 유출은 배에 벙커씨유를 옮기던 과정에서, 2차 유출은 해상에서 배에 연료유를 채워 넣던 도중에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는 이전에도 종종 기름유출 피해가 있었고, 인근해안에 석유화학단지가 입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예견된 재앙이다.

사건의 가해자인 현대 오일뱅크 측은 초기 방제작업만 도운 이후 아무런 보상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피해자인 주민들만이 묵묵히 기름을 닦아내고 있을 뿐이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난지도와 인근 삼길포 일대는 신속하게 방제작업이 이뤄져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무인도인 비경도는 여전히 기름덩어리 천국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당진 환경운동연합의 유종준 사무국장은 “방제작업으로 기름을 걷어내도 갯벌 깊이 기름이 침투했기 때문에 완전하게 복구하려면 수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름유출로 제2의 태안, 제2의 난지도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사고재발을 막을 수 있는 해상오염에 관한 관리 규정의 정비가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해양환경오염 방지법 등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가해자에게 강도 높은 배상을 요구하는 등 엄격하게 책임을 무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방제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주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또 언제 기름이 나타나 다시 그들을 괴롭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도 방제현장의 물 건너 맞은 편 석유화학공장들은 주민들의 타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하염없이 연기만을 내뿜고 있다.

   
▲ 유출 사고 초기에 생긴 기름띠. ⓒ 난지도 유류피해 주민대책위
   
▲ 죽는 것은 바다 뿐만이 아니다. 어민들이 생계를 잇기 위해 채취하던 굴과 조개들도 모두 생기를 잃었다 ⓒ 안상호 기자
   
▲ 기름에 뒤범벅된 장갑과 수건.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 안상호 기자
   
▲ 고기잡이배가 멈췄다. 방제작업이 끝나면 이들의 희망을 실은 배는 다시 바닷 물살을 가로지를 수 있을까. ⓒ 안상호 기자
   
▲ 비경도 맞은 편에 보이는 현대 오일뱅크 공장. 공장일대에 탁하게 낀 매연이 또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기름 유출에 위협받고 있는 서해 바다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 하다.
 ⓒ 안상호 기자

안상호 기자  tkdgh543@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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