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캠퍼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들어본 적이 없을 지라도, 환경과 에너지 절약이 중요하다는 것을 듣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린캠퍼스는 이와 같은 친환경적 녹색사회의 의미를 대학에 적용하는 운동이다. 무엇보다도 저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 운동이자, 지속가능성의 입장에서 대학운영에 접목되어야 함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회장인 연세대 신의순(경제학과) 교수는 “그린캠퍼스의 의의는 환경과 생명, 사랑에 기반하는 친환경적 운동”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린캠퍼스 운동은 단순한 친환경 운동이 아닌, 한 사회의 지식을 생산하는 캠퍼스의 구성원들이 친환경적 발전 패러다임을 만들고 실천해 나가는 의미를 지닌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약 10년 전부터 그린캠퍼스 운동을 추진해 왔다. 미국에서는 650개 대학의 총장들이 모여서 활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의 대학들도 각종 협약과 선언을 통해 그린캠퍼스 운동을 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여대, 상지대, 국민대 등 그린캠퍼스에 관심을 보이는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었다. 그러다 2008년 11월에 비로소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가 창설되고, 작년 5월에야 그린캠퍼스 총장선언대회가 열리는 등 그 역사는 매우 짧은 편이다.

그렇다면 그린캠퍼스 운동은 어떻게 추진되는 것일까? 신의순 회장은 이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에너지 절약, 지역사회와의 협동이다”고 그린캠퍼스 운동이 역점을 두는 세 가지 부문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그린캠퍼스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는 교육의 중요성이 가장 강조된다. 구성원들의 의식을 바꾸어 자발적으로 행동에 임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대학 김시월(소비자정보학과) 교수도 “교육으로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대학도 사용자 중심의 친환경적 의식, 행동에 대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의순 회장은 “협의회에서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관련 교양교육 등을 만들어 대학들을 도울 것”이라며 “교육은 지속가능한 그린캠퍼스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절약의 측면에서는 제도적인 가이드라인 제정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건물을 지을 때부터 에너지 절약을 고려한다. 미국 친환경건축의회(USGBC)에서 부여하는 인증서 LEED의 등급에 따라 건물의 에너지 절약 정도를 알 수 있다. 학교는 이 인증을 통해 학생유치 등에서 인센티브를 받는다. 친환경적 건물이 많은 대학은 학생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순 회장은 “대학은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돈을 더 들여 친환경적인 건물을 지으려 하지 않는다”며 “친환경적인 건물의 경우 낮은 이자로 돈을 지원하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협회(ESCO)와 같은 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학우 차원에서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불끄기 운동’, ‘자전거 타기 캠페인’ 등이 그 좋은 예라 하겠다.

지역사회와의 협동도 필수적이다. 대학은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사업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김시월 교수는 “우리대학의 경우 지역 사회와의 거리가 가까워 접근성이 용이하다”고 지적했다. 지역 주민, 단체들의 의식 개선과 지원으로 그린캠퍼스와 지역사회와의 유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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