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만 쓰지 않는다면 소설가란 참 괜찮은 직업”이라는 한 원로 소설가의 말처럼 글쓰기에 대한 부담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게 된다. 평생 글을 써 온 원로 소설가가 느끼는 부담이 이 정도라면 이제 첫 보고서를 써야 하는 대학 새내기가 글쓰기에 대해 받는 부담은 말해 무엇 하랴. 그러나 여러분이 지금 느끼는 바로 그 부담이 좋은 글로 가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것이다.

우선 욕심내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쓰자. 이동전화기로 문자를 주고받거나 일촌끼리 볼 수 있게 자신의 미니 홈피에 글을 쓸 때 우리는 친구와 수다를 떨듯 편하게 글을 쓴다. 그러나 답안지나 보고서를 쓰려고 하는 순간 생각은 멈추고 자판 위의 손가락은 얼어붙는다. 왜 그럴까? 글을 쓰는 상황 자체가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담당 교수가 자신의 글을 읽고 평가할 것이라 생각하면 ‘좋은 글’에 대한 부담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과욕은 더 큰 부담이 되고 아예 글쓰기 자체를 힘들게 한다. 물론 정성은 담아야 하겠지만 좋은 성적이 아니라 정확한 평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쓰자.

둘째,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최대한 모아 보자. 학생들이 글을 쓰며 느끼는 부담 중 하나는 뭘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를 어떤 학생은 아주 겸손하게 ‘아는 것이 없어’ 글을 쓸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벌써 20여년 가까이 살며 대학에 들어오기까지 여러분이 배운 것은 결코 적지 않다. 이미 배경지식은 탄탄하다는 말씀! 어디에서 알게 된 내용이건 주제와 관련된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을 모아 보자. 아주 작은 주제에 대해서도 그와 관련된 참 많은 사실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문제는 아는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서로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이다.

셋째, 여러 내용의 경중을 가려 보자. 어떤 경우에는 너무 많이 알아서 무엇부터 써야 할지 난감할 때도 있다. 어떤 주제이건 인터넷에서 한번만 검색해 봐도 그와 관련된 사실이 수 천 건씩 등장한다. 너무 많아 무엇부터 써야 할지 난감하다. 아는 게 병이라는 말씀! 이럴 때에는 허접한 것은 과감히 버리자. 제일 중요한 것부터 순서를 매겨보자. 그리고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해 보자.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즉 개요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드러날 것이다.

넷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 자신감을 갖자.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글쓰기 능력 역시 당연히 약간씩 차이가 있다. 물론 위대한 문호가 되고자 한다면 비범한 글쓰기 능력을 천부적으로 타고 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정상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능력은 다행스럽게도 누구나 타고 났다는 점을 잊지 말자. 내가 만나본 우리 건국대 학생이라면 모두 그 정도 이상의 능력을 가진 훌륭한 학생이다. 아직 발휘되지 않은 타고난 글쓰기 능력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라. 이제 글쓰기에 대해 내가 지금 느끼는 부담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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