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총학생회 선거가 다시 한 번 추태를 보였다. 지난해 중선관위의 관리 미숙, 선본 간 다툼, 단과대 간 불화, 학우 투표율 저조 등으로 총학생회 선거에서 보여줬던 좋지 못한 모습을 올해 선거에서 그대로 답습했다.

올해 선거는 마치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했다. 중선관위는 일어나는 문제를 수습하는데 바빴고, 선본은 세칙에 의거하는 이성보단 감정이 우선이었다. 단과대의 편 가르기와 이기주의 문화는 더욱 팽배해졌고, 학우들의 선거의식은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선거를 치르는 당사자인 중선관위와 선본은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해야했다. 작년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중선관위와 선본 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이유는 역지사지의 부족과 감정적인 행동 때문이다.

중선관위의 제재조치 혹은 선본의 서명운동 모두 역지사지하지 못하고 감정을 앞세운 사례였다. 과거의 선례를 통해 중선관위와 선본이 쉽게 대립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 행동의 영향을 세심하게 고심하고 규칙에 따른 논리적인 모습으로 사건을 처리해야 했다.

선거를 지켜보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단과대와 학우들은 올바른 선거의식이 무엇인지 고민해야했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인식의 부족은, 항상 선거를 투표율 미달로 마무리시키는 원인이었다. 또 올바르지 못한 네거티브 선거운동도 선거를 파행으로 치닫게 하곤 했다.

특히 선거운동본부의 부적격을 이유로 선거를 독려하지 않거나, 심지어 투표 자체를 포기하는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진정 올바른 네거티브 선거 운동이었다면 오히려 반대표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투표율을 낮춰 선거 자체를 무산시키는 행동은 네거티브 운동이라기보다는 선거방해에 가까운 부끄러운 모습이다.

학교는 축소된 하나의 사회이며, 학우들이 정치를 배울 수 있는 기반이라고 이야기된다. 정치의 어두운 단면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학교에서 정치의 밝은 단면을 배워 바른 정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시대의 불쾌한 정치판을 보는 듯한 장안벌이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