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들이 엄격한 평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것이 국력으로 직결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평가가 차츰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외부평가 못지않게 자체평가도 중요하다. 외부평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학내 학문단위와 행정단위 사이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내실을 다지고 대학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도 우리대학 기관평가 결과가 발표되고 우수 단위들에 대한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학과와 부서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평가시스템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평가지표 책정과 포상제도 확립이 관건이다. 평가를 주관하는 기획처는 평가지표를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동시에 평가결과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행정단위 평가결과를 직원성과급 산정기준으로 활용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조치라고 본다. 평가와 포상 방식에 대한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의제기와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내 기관평가는 외부평가만이 아니라 학내의 모든 평가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겨울방학 중에 논란의 대상이 된 교수업적평가 강화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사실이다. 오명 총장의 임기에 비추어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을 거듭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되어온 특수대학원 평가 역시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공계 대학원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고려할 때 특수대학원 정원 감축은 신속히 단행되어야 한다.

교수업적과 특수대학원 평가 등의 주요 사안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구성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학본부는 직시해야 한다. 행정의 난맥상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대학의 주요 정책은 총장 임기와 무관하게 일관되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한 번 더 강조하면서 부총장을 비롯한 처장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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