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종합직업전문학교의 특수용접과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용접 중이다. 사방으로 튀기는 불꽃이 그들의 열정과 닮았다 ⓒ 안상호 기자
서울특별시 강동구 고덕동의 어느 건물. 공장 노동자들로 보이는 사람들 여럿이 한 사람을 가운데 두고 둘러싸고 있다. 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용접용구를 들고 시범을 보이려하자, 둘러선 사람들은 사방으로 튀는 불똥을 막기 위해 용접보안면(용접 시 착용하는 특수헬맷)을 쓰고 그가 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용접기술을 배우는 광경인 듯한데, 공장이라고 보기엔 다들 뭔가 초짜 티가 난다. 그러면 이 사람들은 모두 산업체의 신입사원들인가. 아니다. 이곳은 공장이 아니다. 직업전문학교라는 교육의 현장이다.

직업전문학교란 정부에서 지원하는 직업훈련을 수행하기 위해 학교·학원의 형태로 만들어진 교육기관으로, 대학 등 일반 고등교육 기관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전문 기술교육을 주로 담당한다.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직업전문학교를 찾고 있으며, 우리대학 학우들 또래의 20대들도 진로를 위해 이곳에서 기술을 배우고 있다.
한남직업전문학교에서 귀금속공예를 배우는 황우진(25)씨는 원래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직업전문학교로 오게 됐다. 그는 “직업전문학교는 실습 위주이고 시험이 없기 때문에, 대학처럼 학점관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하고 배울 수 있어 좋다”고 자랑했다.

▲자동차 정비를 배우는 학생들이 차량의 각부분을 조작하면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 안상호 기자
▲작업실에는 자동차 정비 수업에 쓰이는 부품들이 가득하다 ⓒ 안상호 기자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온 사람들. 학벌을 중시하는 우리사회에서 직업전문학교에 다니는 이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지만, 학생들은 이에 개의치 않는다. 서울종합직업전문학교에서 특수용접 기술을 배우고 있는 한 학생은 말한다.

“주변 친척 분들은 확실히 취직 되느냐고 물으세요. 하지만, 저는 돈벌이보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자는 생각으로 이곳에 온 거에요. 주위 사람들에게 직업전문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고 배우고 싶은걸 즐겁게 배우며 지내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고 그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직업전문학교의 20대들. 미국의 스승이라 불리는 사상가이자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은 일찍이 이런 말을 남겼다. “배짱을 가지고 자신이 꿈꾸던 삶을 살아라. 전진하라, 그리고 꿈을 실현하라”고. 우리도 학점, 스펙의 굴레에서 벗어나보자. 직업전문학교에서 확신을 갖고 배짱 있게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처럼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아보자. 진정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것, 꿈꾸는 삶을 살기 위해.
▲한남직업전문학교 귀금속공예학과의 황우진씨가 반지에 문양을 새기고 있다 ⓒ 안상호 기자

 

▲소중한 반지를 다듬듯 이들은 자신의 청춘을 직업전문학교에서 다듬고 있다 ⓒ 안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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