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벌 안전의 숨은 주역, 수위실 직원 체험기

깔끔한 블랙슈트에 검은 선글라스 그리고 귀 한 쪽에 꽂혀있는 이어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사건사고를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은 영화에 나오는 경호원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우리대학에도 이런 분들이 있다. 바로 우리대학, 우리 학우들을 지켜주시는 수위실 직원 분들이 그 주인공이다.

그렇다면 대학을 경호하는 업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건국인 바이러스 팀은 우리대학 박선동 수위장을 따라다니며 그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해 보았다.

<우리대학 숨겨진 구석구석까지>
수위실 근무 내용에 명시된 주요 업무로는 △중요인사 호위 △취약지역 순찰 △취객과 노숙자 및 잡상인 퇴교조치 △차량 안내 △경비용역업체 보안요원 지도 △불법부착 현수막과 전단지 관리 등이 있다. 그 중 순찰은 수위실 직원 업무의 기본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수위실에서는 사건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해 매일 빠지지 않고 순찰을 돈다. 오늘도 어김없이 순찰을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불법 주차된 차량이 눈에 띄었다. 인도 한복판에 차가 세워져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보행에 불편을 줄 만큼 대놓고 주차한 차량이라 곧바로 시정조치가 들어갔다. 길 한복판의 불법주차 이외에 비장애인이 장애인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불법주차에 포함된다.

교육의 공공성을 추구하는 학교에서는 정치색을 띄는 선거유세는 할 수 없다. 지방선거를 앞둔 5월말이었기 때문에 선거유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만큼 제지하기도 쉽지 않았다. 박선동 수위장은 “교내에서 선거유세가 금지돼 있다고 하면 화장실 가겠다고 하면서 기어코 선거유세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교내에서 전단지를 배포하거나 우리대학 학우가 아닌 종교인의 포교활동도 금지돼 있다.

우리대학 캠퍼스는 넓은 편이라 순찰할 곳이 무척 많다. 특히 캠퍼스 가장자리인 공예관과 이과대를 잇는 이과대 뒷길, 예문대 뒷길 산책로, 사범대 뒤 온실 등은 사건사고의 가능성이 많은 사각지대다. 특히 어두운 밤에는 사건사고의 발생빈도가 잦다. 어두운 저녁 규찰대와 함께 교내를 순찰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학우들이 긴급상황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긴급비상벨’도 교내 곳곳에 설치해 학우들의 안전보호에 도움을 주고 있다. 비상벨을 누르면 바로 에스원 상황실로 연결되며 직원이 출동해 긴급상황에 대처한다.

순찰하면 또 일감호를 빠뜨릴 수 없다. 최근에는 익사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예전에는 연례행사처럼 익사사고가 발생했다. 때문에 일감호 접근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일감호 주위로 다가가는 학우들이 많아 언제든지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몇 시간 정도 순찰을 돌았을 뿐인데 일감호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제지한 경우가 세 번이나 됐을 정도였다.

<우리대학에는 맥도날드 배달이 안 된다?>
수위실에서는 학내 질서유지와 안전을 위해서 오토바이 단속도 실시하고 있다. 규정속도를 어기고 도로의 무법자처럼 질주하던 맥도날드 배달 오토바이를 더 이상 교내에서 볼 수 없게 된 것도 단속에 걸렸기 때문. 수위실에서는 맥도날드 측에 몇 번이고 경고를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실제 야간근무 중 맥도날드 오토바이가 무단으로 출입하자 수위실 직원이 제지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 옆 평지로 과속방지턱을 피해 질주하는 오토바이도 학내안전을 위협하는 감시대상이다. 학내 오토바이 규정속도는 20km인데 실제로 규정속도를 지키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양심적으로 어느 정도 지켜야 할 속도는 있다. 학내에서 과속할수록 학우들의 안전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혹시나 과속하는 오토바이가 있어 학내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바로 수위실로 신고하시길!

학내의 전체적인 안전을 책임지는 수위실, 과연 축제 때는 우리 대학교의 안전은 어떠했을까? 혹시 축제 때 노천극장에서 일감호가요제가 열린 날 들썩들썩하던 노천극장 바닥이 기억나는가? 박선동 수위장은 “DJDOC 때문에 바닥이 가라앉을까 봐 학생들의 노천극장 출입을 어느 정도 통제했다”며 “바닥 한 곳이 뚫리면 그 위로 사람들이 떨어져 어떤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교내 모든 직원들이 노천극장에 배치될 정도였다. 지금은 “‘설마 무너져 내릴까’하며 마음 졸였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긴장을 경험했을 것이 틀림없다.

이번 축제에서는 한 학우가 오토바이를 타고 대운동장 스탠드를 들이박아 응급실로 호송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길을 잘 모르는 대리운전 기사가 사범대에서 예문대로 내려오는 계단으로 차를 끌고 내려와 난처했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학내 곳곳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학우들이 마음껏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눈코 뜰 새 없이 신경 쓰는 수위, 관리실 직원 분들과 규찰대 학우들의 노고를 축제가 끝난 후에야 깨닫게 됐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없었다면 이번처럼 안전한 축제를 만들어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정상 근무는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지만 학내 안전을 위해 일요일이나 휴일이라 하더라도 언제든지 대기하고 있다. 이런 분들이 우리 대학을 지켜주시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안전한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혹시라도 길에서 만나면 학우들을 위해 힘써주시는 수위실 직원 분들에게 가볍게 인사라도 건네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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