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암함 사건으로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제 사회가 대북봉쇄에 들어갔다.
당사국인 한국과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프랑스를 비롯한 EU와 북한의 우호국인 러시아마저 제재에 동참하는 신호를 보냈다. 이제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만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두 나라의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에서 북한은 중국의 일종의 완충지대(Buffer Zone)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자국의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북 정권 붕괴 시 탈북자의 난민유입 문제 등을 우려해 전면전을 원하지 않고 있다.

비록 미국을 비롯한 안보리 이사국들은 전부 제재에 동의를 하겠지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선에서 기권이나 보류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 중국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대한일 것이다. 즉 강대국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보다는 더 큰 근본적인 이해가 걸린 북한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는 것이 중국의 입장일 것이다.

과거 거의 매 정권마다 남북 간의 사건들이 항상 있어 왔다. 김대중 정권 시절의 서해교전, 노무현 정권 시절 관광객 총격피살 그리고 현 정권의 천암함 사건. 또한 그 이전 아웅산 테러, 고 박정희 대통령 암살시도, 강원도 무장공비침투, 남침용 땅굴 발견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히 있었다. 즉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비우호적인 현 정권의 정책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그렇다면 정상회담까지 개최한 이전 두 정권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던가?

과거 10년 동안의 소위 햇볕정책으로 북한과의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로 가는 듯했지만 그 와중에도 여전히 불미스러운 사건들은 발생하였으며 그 때마다 이렇다 할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 받진 못했다.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북한에 지원을 하였지만 근본적인 부분까지는 바뀌지 않은 것이다.

비록 전면전대응이라는 극단적인 방안은 자제하되 최소한의 인도적인 영, 유아에 대한 지원을 제외하고는 각종 재제를 통하여 매번 되풀이되는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북한의 특수성을 감안한다 하여도 이번에 또 넘어가면 다음번 사건을 용인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진정성이 있는 북한의 재발방지 약속과 사과만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안타까운 청년들을 위로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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