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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을 붉게 물들이는 홍익재단에 맞서
이동찬 기자 | 승인 2010.09.08 20:11

차갑고 딱딱한 아스팔트가 우리네 걷는 길을 점령한지 수십 해가 지났다. 우리와 함께하던 자연은 어느새 갈 곳을 잃어 ‘동네 뒷산’이라는 자그마한 곳에 보금자리를 폈다. 그곳에 가면 항상 우리를 반겨주는 자연이 있다.

마포구 성산 1동에 자리 잡고 있는 성미산은 바로 그런 동네 뒷산이다. 성산2동의 56.5m, 성산1동의 66m의 자그마한 두 봉우리가 하나의 산세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연간 238,000명이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 홍익 초, 중, 고 이전 공사를 반대하는 한 주민이 포크레인 앞에서 공사를 막으려 하고 있다.
   
▲ 성미산을 응원하는 글귀가 나무마다 붙어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그런 뒷산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홍익재단이 산을 깎아 초, 중, 고를 이전하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동네 뒷산이라는 자그마한 보금자리도 위험에 처한 것이다.

시공사업체에서 마구잡이로 벌목을 시작했고 이에 주민들은 반발했다.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설립해 산에 천막을 치고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농성까지 하는 등 시공사업체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특히 지난달 15일 새벽에는 벌목하려는 인부와 이를 제지하려는 주민 간에 극단적인 마찰이 있었고 서로 크게 상해를 입기도 했다. 그 이후로 소강상태에 머물러 있는 양측은 아직도 서로의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중이다.

   
▲ 전기톱으로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앙상한 그루터기만 남아있다.
   
▲ 공사장의 한 인부가 전기톱을 들고 다니며 성미산을 위협하고 있다.
 성미산은 마포구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기에 온 몸을 던져가며 산을 지키려고 하는 것일까? 산책을 하고 있던 한 주민은 “마포구에 있는 유일한 큰 산”이라며 “녹지공간이 거의 없는 마포구에서는 소중한 산”이라고 했다. 또한 성미산은 지역 주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만남의 장이다. 이에 주민들은 대부분 산을 깎아 초, 중, 고를 이전하는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성미산은 작은 산임에도 북한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 축으로서 천연기념물 붉은 배새매, 서울시 보호종인 오색딱따구리 등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에 지역 전체에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다는 뜻의 ‘비오톱(biotop) 1등급 절대보존지역’ 판정을 받았다. 산책하던 한 주민은 “산을 산 그 자체로 놔둬야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산을 조금 깎고 많이 깎고는 문제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와 농성에도 공사는 조금씩 진척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부들은 산에 들어와 전기톱으로 이곳저곳 나무를 잘라내고 포클레인을 이용해 조금씩 주민들을 압박해오고 있다. 이 대치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마포구청에서는 서울시장, 서울시 교육감, 마포구청장, 홍익재단, 주민들 포함하는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인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간에도 성미산은 날카로운 전기톱의 위협에 완전히 노출돼 있다.

   
▲ 시공사업체의 한 직원이 성미산에서 농성하고 있는 주민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성미산에서 생태학습을 온 유치원 어린이들이 애벌레들을 신기한 듯 만져보고 있다.
   
▲ 성미산에서 한 주민이 운동을 하고 있다.

이동찬 기자  fort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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