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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문제도 관심을, 관동대지진 진상규명1923간토시민연대 한국상임대표 김종수 목사
김정현 기자 | 승인 2010.09.08 20:19

‘일본과의 과거, 역사문제’라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도 위안부 할머니들과 독도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적을 것이다. 1923년 관동 지역(関東(かんぽう(간토))⋅도쿄 부근)에서 일어난 대지진과 함께 조선인들이 누명을 쓰고 학살당한 이 사건으로 현재 집계된 희생자 수만 6천 6백 6십 1명이며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고 추측된다.
놀라운 것은, 우리 동포들이 대규모로 ‘학살’당한 사건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적 관심은 고사하고 누구도 문제의 규명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단, 이 사람을 빼고. 바로 ‘간토조선인학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한ㆍ일ㆍ재일 시민연대(아래 1923간토시민연대)’ 한국상임대표 김종수 목사다.

   
▲ 김종수 목사는 지금도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는 '외도'를 하고 계신다 ⓒ이동찬 기자
조선인 학살의 원인은 일제의 의도적 유언비어 유포
우리는 국사교과서에서 관동대지진과 관련해 ‘원인 불명의 유언비어에 의해 광분한 일본 민중이 자경단을 조직해 조선인을 학살했다’고 배웠다. 하지만 김 목사는 그 이면에 우리가 모르던 숨겨진 진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왜 조선인들이 그 때 간토에 있었고, 왜 그 사람들이 죽어야 했을까? 왜 유학생이 아닌 노동자, 사회주의자가 많이 죽은 걸까?”

김 목사는 지진이 나기 전인 1921년, 일본에서 조선, 일본 노동자와 천민, 부락민이 뭉쳐 대대적으로 일으킨 사회주의 노동자운동이 있었음을 주목했다. 1919년 3ㆍ1운동으로 우리 동포들의 결집력을 경계하기 시작한 일제가, 노동자운동에도 조선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 경계를 넘어선 공포를 느꼈을 것임을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이 일어나자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지. 마치 내전이 일어난 듯 말이야. 그리고 희생양으로 조선인을 점찍었어” 김 목사는 정부 보도지침으로 전 일본 언론에 조선인이 범죄를 저지른다는 기사가 났다고 말한다. 당시 신문기사를 찍은 사진에는 ‘조선인, 강간, 살인, 강도’라는 제목이 선명했다. ‘사실’로 위장된 모함. 일제는 국제사회에 지진피해에 대한 원조를 구하기 위해 10일 뒤에야 보도지침을 ‘유언비어’라고 발표한다. 이미 6천이 넘는 생명이 사라진 뒤였다.

“목사가 외도하지 않게 해달라”
2007년 5월,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열린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전시회를 보고 충격을 받은 김종수 목사는 그 길로 진상규명에 뛰어들었다. “귀국해서 열린우리당의 유 모 의원을 찾아갔지. 내가 본 자료들을 봐야 국회의원들이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겠냐는 생각이었어. 유 의원이 내게 우스갯소리로 ‘목사가 외도를 한다’고 했어. 나는 그 분에게 ‘목사가 외도하지 않게 해달라’고 받아쳤지. 그 덕에 그 분과 함께 국회에서 처음 관동대지진 문제 전시회를 열었어”

이후 김 목사는 한국과 일본의 학자와 지식인들과 함께 1923간토시민연대를 결성하고 지금까지 간토대진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6천명의 우리 민족이 억울하게 갔는데, 정부나 시민단체 모두 외면하고 있지. 이런 일이 그대로 묻고 넘어가도 괜찮은지 모르겠어”

그 분의 말대로 ‘목사가 외도하지 않는 날’은 언제 찾아올까. 관동대지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인데, 이보다 관심을 못 받는 다른 문제들은 어떨까.

김정현 기자  wjdgus1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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