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시사 일반
길거리야의 시크한 나쁜남자, 학우들을 사로잡다'길거리야' 홍우영 대표와의 인터뷰
김대영 기자 | 승인 2010.09.16 17:41
우리대학 후문 한 켠에 언제 어느 때나 시크한 표정으로 무뚝뚝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생과일주스 가게가 하나 있다. 바로 홍우영 씨가 사장으로 있는 ‘길거리야’. 길거리야에 들어서면 탁 트인 주방이 눈에 띈다. “젊은 사람들과 호흡하고 싶다”는 홍우영 사장의 강한 의지가 베어있기 때문은 아닐까. 자칭 나쁜남자 홍우영 사장에게서 우리대학과 실타래처럼 얽힌 인연을 들어봤다.

때는  2007년 11월, 딸의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우리대학 쪽에 자리를 잡게 됐다는 그는 15년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지금의 길거리야를 개업했다. 후문 쪽에 개업을 하게 된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길거리야가 들어오기 전에 있던 카 페에서 후배와 맥주를 마시던 중 우연히 카페를 내놓았다는 말을 듣고, 11월까지 나가지 않으면 자기가 계약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결국 그 카페는 11월까지 팔리지 않았다.

   
▲ ⓒ이동찬 기자
   
▲ ⓒ이동찬 기자
길거리야를 찾는 사람들은 주스 한 잔의 양을 정확히 맞추는 홍우영 사장의 전광석화와 같은 손놀림에 눈을 떼지 못한다. 홍우영 사장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계속하다 보니 손에 익었다”며 “고된 일이지만 젊은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종종 손님들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스스로가 “나의 불친절함은 극을 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은 한 여학생이 진열된 과일을 보며 “생과일주스 해요?”라며 묻자 홍우영 사장은 단 한 마디로 그 여학생의 혈압을 올려놨다. “그럼 안해?”. 그 여학생은 발길을 돌려 길거리야를 뛰처 나갔다고 한다.

홍우영 사장은 그 학생에게 아직까지 미안한 감정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제 자주 오는 손님들은 “저 아저씨 원래 저렇게 시크해”라며 체념하고 만다. 이에 대해 홍우영 사장은 “성격이 원래 무뚝뚝하고 시크한 편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손님들의 체념 뒤에는 항상 따라 붙는 말이 있다. “그래도 주스가 맛있잖아”.

불친절함이 극에 달하는 데도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기는커녕 주스가 맛있다며 더 몰리는 이유는 뭘까? 홍우영 사장은 ‘질 좋은 재료’를 이유로 꼽았다. “학생들이 안 좋은 재료를 쓰면 금방 알아차리는 것도 있지만 내 자신이 미식가 스타일이라 좋은 재료만 골라 쓴다”며 손님이 몰리는 비결을 공개했다. 또 바게트버거를 만들 때도 양배추, 양파, 마늘 등 타임지에서 선정한 항암재료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그러나 한편에서는 나쁜남자가 대세인 요즘 홍우영 사장의 시크한 모습이 오히려 손님을 끌어들이는 원인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홍우영 사장의 반응은 역시나 시크했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우리대학 학우들의 발길이 계속되는 만큼 학생들과 얽힌 사연도 많다. 창섭, 주섭. 홍우영 사장이 이름을 기억하는 몇 안 되는 학생들 중 한 명이다. 술을 마시고 싶어 주변을 어슬렁대던 것을 보고, 두 학생들에게 홍우영 사장이 기꺼이 음주에 필요한 재정과 공간을 제공했다.

또 한 번은 두 명의 여학우들이 가게에서 “술 한 잔 하고 싶은데 남자는 없고...”라는 말을 시작으로 취업 문제 등 신세한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홍우영 사장은 그들에게 작은 선물을 제공했다. 바로 ‘치킨과 맥주’였다. 홍우영 사장은 “취업 등 여러 가지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훈훈한 관계로 좋은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당연히 꼴불견 손님들도 있기 마련이다. 홍우영 사장이 꼽은 꼴불견 손님은 진한 애정행각을 자행하는 커플들과 부모에게 모든 걸 의지하는 초대딩들이다. 홍우영 사장은 “내가 원래 뻔뻔한 사람인데 그런 내가 얼굴이 뜨거울 정도의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가 더욱 황당했던 건 진한 애정행각을 벌이다가도 계산은 각자 했다는 것이다.

또 홍우영 사장은 대학생답지 않은 초대딩의 행동에 대해서도 반감을 강하게 나타냈다. “수강신청을 엄마와 함께 하던 대학생을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당시의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후문 한 켠에서 우리대학 학우들을 지켜봐 온 홍영우 사장은 학우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그는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지금처럼 학점에 목메지 않았는데 대학생활의 낭만을 잃어버린 모습이 안타깝다”며 “너무 소심한 태도를 탈피해서 가끔은 일상에서의 일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그동안 불친절하게 대했던 학생들이 있었다면 이 인터뷰를 통해 본심이 아니었다는 걸 전하고 싶고 원래 그런거니 이해해 달라”며 상처받았던 학우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김대영 기자  kdy7118@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건국대학교 건대신문사
0502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5층 건대신문사
대표전화 : 02-450-3913  |  팩스 : 02-457-3963  |  창간년월일: 1955년 7월 16일  |  센터장 : 김동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규
Copyright © 2019 건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