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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감동의 꽃을 피워내는 문정희 시인
이동찬 기자 | 승인 2010.11.09 20:32

우리대학 학원방송국 ABS에서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틀어주는 노래를 알고 있는가? 이 곡이 바로 문정희 시인이 작사한 ‘건국찬가’이다. 문정희 시인은 우리대학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고 학교설립이념, 역사를 직접 찾아볼 정도로 ‘건국찬가’ 작사에 애정을 쏟았으며 우리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할 정도로 우리대학과 깊은 인연이 있다.

또한 얼마 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해리 마르틴손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시카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드높이기도 했다. 이에 <건대신문>에서는 문정희(63) 시인을 만나 40여 년간 함께 살아온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문정희 시인은 한 달 전 열한 번째 시집 『다산의 처녀』(민음사)를 출간했다. 우리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불합리한 대우를 하는 남성을 비판하는 시도 많이 썼던 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생명을 창조하는 어머니’라는 여성의 또 다른 이름에 주목했다. 그는 “대지가 봄이 되면 꽃을 피우듯이, 예술가가 작품을 창조하듯이, 생명을 낳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감탄했다”며 이번 작품의 제목을 ‘다산의 처녀’로 정하게 됐다고 한다.

문 시인은 “등단한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의 활력이나 사랑의 충만함을 이야기한 시는 많았다”며 “이제는 고통이나 상처를 이야기할 만큼 내 삶이 성숙한 것 같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또 “문명의 이기로 우리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이런 문명의 이기를 끌어안는 대가로 우린 얼마나 많은 쓸쓸함과 고통을 느껴야 했나”라며 “기쁨 뒤에 숨겨진 고통, 물질만능주의 속에 가려진 외로움들, 이런 우리의 이야기들이 시가 됐다”고 설명했다.

40년 동안 시를 써온 문 시인에게 시는 삶 그 자체였다. “나에게 시란 호흡이자 건강”이라며 “시를 안 쓰면서 살고 있으면 내 삶이 삶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또 “시 한 편 한 편 모두 내 아이들 같다”며 웃음 짓는 문 시인의 모습에서 대지의 품을 안고 있는 어머니 모습이 보였다.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문정희 시인의 시집 <다산의 처녀> ‘늙은 꽃’ 중에서)


문 시인은 시를 잘 쓰기 위해서 두 가지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다. 그 중 하나가 항상 메모를 준비해놓고 주변의 모든 사물을 시적인 것으로 포착하려는 노력이다. 남과 똑같은 시선으로는 시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 그는 “배고픈 아이들의 착취가 깃든 아프리카의 토산품을 바라보면서 갖고 싶다는 욕망을 지니는 인간 속에 내재된 허위허식과 모순을 발견하는 것이 시적인 시선”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끊임없이 고쳐 쓰려는 노력이다. “어젯밤 좋았던 시가 오늘 아침 일어나보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며 “끊임없이 고쳐 쓰는 자세가 좋은 시를 만들기 위한 비결”이라고 문 시인은 말한다. 어떤 시는 수백 번 고쳐 쓸 정도라고. “번뜩 떠오르는 영감을 통해 시를 쓰는 것보다 그 시를 고치려는 노력이 좋은 시를 만들어낸다”며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 시인.

문 시인은 대학생들에게 “시를 한번 써 보라”고 권유한다. 세상을 살면서 중요한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언어의 보석인 시를 체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이 문 시인의 생각이다. 그는 “꼭 어디에 내놓지 않아도 시를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문 시인은 마지막으로 “지금 여러분이 갖고 있는 시간은 한 번 뿐” 이라며 “지금 이 순간을 정말 인생의 한 번 밖에 없는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가치 있게 쓰라”며 말을 맺었다.

이동찬 기자  fort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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