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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넘어선 학생활동 규제
김대영 기자 | 승인 2010.11.09 20:42

현재 우리대학의 학칙에 대해 학내구성원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또 학칙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법조계 인사들의 의견도 들어봤다.

△학칙 46조 2항, 학생회는 순수한 학생자치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학교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
익명의 한 학우는 “학생 측 의견을 듣기 위해 학생회를 만든건데 학생회가 학교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면 학생의 의견은 어디서 들으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성태용(문과대ㆍ철학) 교수도 “학교 운영전반에 걸쳐 학생이 참여하게 하는 건 무리지만 학교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창구는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형순 부처장은 “예산이나 여러 학교운영 상황에 대해 질의할 수는 있지만 총장선임에 관한 것까지 학생이 관여하는 것은 논의의 소지가 있다”며 학생의 지나친 학교운영 관여에 대해 다소 거부감을 드러냈다.

△학칙 46조 4항, 학생회에 소속되지 아니한 학생단체를 조직하고자 할 때에는 학생지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학생자치활동을 저해하는 학칙으로 평가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의 박주민 변호사는 “학생단체를 결성함에 있어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희(법과대ㆍ법) 교수도 “결사의 자유에는 허가제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자치활동에 대한 지원이 있을 시에는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아무런 지원 없이 허가제로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학칙 46조 5항, 학생단체 또는 학생은 교내에서 30인 이상의 집회를 할 때와 교내광고 인쇄물을 게시하거나 배포할 때에는 대학본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기연(공과대ㆍ항공우주4) 학우는 “행정적 처리를 위한 신고제는 할 수 있지만 허가제는 어불성설이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주민 변호사 역시 “집회를 사전에 승인받도록 하는 것은 헌법 제21조,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에 위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칙은 교내 인쇄물 배포나 게시물 게재는 학교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해 놓고 있다. 이 조항은 승인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상희 교수는 “허가제가 아니라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특정 구역에만 게재하도록 하는 등록제로 운영해야 한다”며 “시간, 장소, 방법만 규제하고 내용에 따라 게재 여부가 가려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칙 제46조 6항, 학생단체 또는 학생의 모든 정기・부정기 간행물은 총장의 승인을 받아 발행하며, 간행물의 편집은 총장이 위촉하는 지도교수가 지도한다
박범영(공과대ㆍ기계3) 학우는 “뉴스나 신문을 발행하기 전에 대통령에게 가져가 허락받는 것과 똑같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박주민 변호사는 “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은 사전검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학칙뿐만 아니라 학칙의 세부규정인 학생준수규정에서도 불합리한 조항을 찾을 수 있다. 학생준수규정에는 ‘교내외에서 풍기를 문란하게 한 자’, ‘성행이 불량하여 개전의 가망이 없다고 인정된 자’ 등 자의적 판단에 의해 징계가 행해질 수 있는 불합리한 조항들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한상희 교수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학칙이 모호하면 안 된다”며 “분명한 규정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대영 기자  kdy7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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