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학생회 선본 공약분석

지난 11월 15일 제23대 총여학생회 후보로 <SWEET SCHOOL> 선본이 등록했다. 과연 이들은 여학우들의 이익을 잘 대변할 수 있을 것인가? 이 궁금증을 해결하고 학우들이 소중한 한 표를 올바르게 행사하도록 돕기 위해 <SWEET SCHOOL> 선본의 공약이 정말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건대신문>에서 하나하나 분해해봤다.

소통 부문

여학우와의 1대1 데이트 및 단과대 이벤트 진행

<Sweet School> 선거운동본부(아래 선본)는 학우들과의 소통 활성화를 위해 여학우들을 대상으로 1대1 데이트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선본의 설명에 따르면 여학우들의 취업, 이성교제, 학점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선본은 총여학생회(아래 총여) 회장이 수업시간 등으로 꽃다발을 배달시켜 데이트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다수의 학우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익명의 학우는 “별로 관심가지 않을 것 같다”며 “처음 보는 사람과 데이트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우 역시 “실효성이 없어 보이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9년, 당시 정치대 학생회에서 이와 비슷한 공약(1대1 밥먹기)을 제시했으나 학우들의 참여율이 낮아 실패한 바 있다. 학우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실효성 있는 공약이 되려면 진행 방식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과대 이벤트 진행 공약은 가칭 <달콤한 학교 초콜렛>이라는 이름의 행사로 진행된다. 총여가 한 달에 한 번 단과대를 방문해 다과회나 천연화장품 만들기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학우들뿐만 아니라 중앙단위와 소통이 되지 않던 단과대와의 소통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내용이다. 행사 장소는 여학생휴게실(아래 여휴)이 있는 단과대의 경우 여휴에서 열리게 된다.
학우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주재연(공과대ㆍ전기공2) 학우는 “여학생휴게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학우들의 관심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경영대의 한 학우는 “홍보를 통한 학우들의 관심을 먼저 이끌어 내야 한다”며 “관심도 없는데 행사를 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 부문

배움터 내 위험지역 CCTV, 가로등 추가 설치

<Sweet School> 선본은 평소 CCTV, 가로등이 없어 늦은 시각 통행에 불편을 겪었던 여학우들을 위해 CCTV와 가로등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선본은 기숙사 뒷길과 사범대 인근 길이 특히 어두워 다른 곳에 비해 많이 위험한 상태라며 이 지역에 제일 먼저 CCTV와 가로등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할 계획임을 전했다.
대다수 여학우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송연선(이과대ㆍ생명과학3) 학우는 “기숙사 로 통하는 산책로가 너무 어둡고 요즘에는 변태가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CCTV와 가로등 추가 설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설팀 정운철 팀장은 “학생복지팀에서 의견을 수렴해 가로등 추가 설치를 요구하면 당연히 해 줘야 하는 일”이라며 “예산이 허락하는 한 할 수 있는 일이고, 예산이 부족하면 예산을 나눠서라도 진행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CCTV를 관리하는 총무팀 박정호 과장은 “교내에 CCTV가 많지만 아직 부족한 곳이 있다”며 “사각지대와 관련해서는 학교 차원에서도 노력 중이고 예산 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믿음 부문

학생회비 사용내역 대자보 공개

<SWEET SCHOOL> 선본은 한 달에 한번 학생회비 사용 내역, 통장 내역을 적은 선전물을 제작해 공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는 세간에 도는 학우들의 학생회에 대한 불신을 해결하기 위한 공약이다.
비공개 되어 왔던 학생회비 사용내역은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불신 형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쳐왔다. 학생회비 납부와 관련한 문제가 학우들 사이에서 불거졌을 때, 많은 학우들은 내역의 투명한 공개ㆍ사용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학생회 불신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SWEET SCHOOL> 선본을 비롯해, 총학생회 <UP&DOWN> 선본도 이와 관련한 공약을 내건 것은 학생대표자들이 이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앙 자치기구의 학생회비 예ㆍ결산을 감사하는 학생 자치기구인 감사소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곽성호(공과대ㆍ신소재3) 학우는 “이 같은 공약이 실현된다면 우리대학 학생회 구성원들이 재정운용을 깨끗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이 같은 ‘투명한 재정공개 약속’ 공약은 당선 후의 실천여부가 공약 실천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약이 실제로 실현된다면, 학생사회 전반의 신뢰 회복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 부문

자궁경부암 백신 할인 사업, 드러난 문제에 대한 해결이 관건

이전 총여학생회 선본들이 그랬듯, <SWEET SCHOOL> 선본도 6천명 여학우들의 복지 증진과 편의를 위한 공약을 여럿 제시했다. 그 중 현 총여학생회에서 진행했던 자궁경부암 백신 할인 접종 사업을 다시 열겠다는 공약은, 그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 올해 행사를 진행하면서 생긴 여러 잡음들을 주목해볼 만하다.
이번에 열리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 할인 접종 사업은 본래 학생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돌연 변경되어 지금은 건대병원 산부인과에서 진행되고 있다. 총여학생회 집행국장이었던 김지나 정후보는 “당시 주변의 산부인과들이 반발하여 행사에 차질이 생겼다”며 “백신 접종 가격을 반값으로 할인한다는 것에 산부인과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대입구역 주변 산부인과들은 “민감한 사안이라 답변하기 쉽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행사의 홍보가 부실했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처음 열린 자궁경부암 백신 할인 접종 사업과 관련해 담당 업무를 맡은 우리대학 병원 산부인과의 김현주 간호사는 “지금 방문하는 학생들 중에는 1차 백신접종에만 해당되는 할인혜택을 1, 2, 3차 모두 해당하는 줄 잘못 알고 오는 분도 있었다”며 “찾아오는 학생들의 수도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올해 많은 여학우들이 참여하는 성공적 사업을 만들려면 홍보에 보다 열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교육 부문

생리공결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SWEET SCHOOL> 선거운동본부(아래 선본)도 생리공결제 공약을 들고 나왔다. 선본에서는 생리공결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6천 여학우들의 여론을 조성하고, 대학본부로부터 시범시행 계획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르게는 1학기 전체학생대표자대회의 학자요구안으로 총여학생회의 입장을 대학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생리공결제 오남용 문제는 연세대에 도입된바 있는 생리주기 계산 및 공결신청 전산시스템 구축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의 전산시스템은 한 학기에 최대 5번 신청, 1회당 최대 2일까지 공결이 가능하고, 사용 이후에는 3주 후에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생리공결제 도입을 위해서는 선본의 확실한 준비가 필요할 전망이다. 전자시스템을 도입한 연세대의 김영숙 학사지원팀장은 “부작용 문제로 현재 생리공결제도 존폐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생리공결제를 도입한 서강대는 생리공결제를 폐지하기도 했다.
우리대학은 2년 전에 생리공결제가 본부회의에서 논의된 적 있으나 흐지부지 된 채 현재까지 이르렀다. 우리대학 학사관리팀 이우광 팀장은 “다수 학생들의 찬성 여론과 효과 있는 오남용 방지대책을 제시한다면 본부 차원에서도 논의가 진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참여 부문

축제기획단 인센티브 제도

<SWEET SCHOOL> 선본은 총여학생회 주요사업에 대해서 여론 조사를 진행해 여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축제 때 진행되는 총여학생회의 행사기획에 일반학우들을 모집하되 봉사활동 시간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공약을 제시했다. 학우들의 낮은 축제 참여율을 극복하고, 여학우들이 직접 축제를 기획하고 예산집행까지 하는 적극적인 의미의 축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복지팀 관계자는 “교내 일인 축제기획단에 참가하는 것으로 봉사시간을 인정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학우들의 여론이 상당하다면 고려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경희대에서는 일반 학우 축제기획단에게 봉사시간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2009년부터 도입했다. 경희대 김기웅 부총학생회장은 “올해에는 봄 축제에 16명, 가을축제에 6명의 학우들이 축제 기획에 참여했는데 참여 학우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며 “처음 제도를 발의했을 때 대학본부는 회의적인 반응이었지만 지속적인 협의로 제도를 정착 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기획단이 아닌 축제 자원봉사자 활동을 신청한 학우들에게도 봉사시간을 주는데 참여 인원수가 100명이 넘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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