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의회(회장ㆍ이성수)가 주관한 ‘총장과의 대화’가 마무리됐다. 김진규 신임총장과 교수들과의 이번 행사는 지난 11월 8일 조교수, 부교수에 이어 15일 정교수와의 대화, 그리고 24일 충주캠퍼스 교수들과의 대화로 이어졌다. 이번 총장과의 대화 행사는 여러 가지 점에서 그 의의와 성과가 적지 않았다.

흔히 리더와 구성원 간의 대화는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그렇고 기업체에서 사장과 사원들과의 대화가 그렇다. 이들 대화가 실패로 끝나고 마는 이유는 ‘대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상은 쌍방향 소통의 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입장표명과 홍보의 장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대통령과의 대화는 사전에 발언자와 발언내용까지 정해놓고 진행되기 일쑤고 사원과의 대화도 사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자리가 아니라 사장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번 총장과의 대화는 교수들은 하고 싶은 말을 다했고 총장 역시 진솔하게 대응한 쌍방향 소통의 장이었다는 점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아도 될 것으로 본다.

이번 대화에서 교수들은 학문분야와 학과의 특성에 따라 연구업적 만들기의 난이도가 현격히 차이가 나는데도 학교측이 평가 점수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고 총장은 건축학과와 수학과 등 일부 학과의 특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표명했다. 교수들은 또 교무처의 교수업적평가제도 개선안이 갖고 있는 일부 불합리한 점을 지적했다. 학과 연좌제적 요소가 그렇고 교신저자의 점수를 연구 참여자 숫자에 따라 하향 조정하겠다는 방안이 그렇다. 교수들은 또 근래 들어 재단의 전입금이 축소되는 바람에 신규 교수임용이 위축되고 그 결과 학교 전체의 연구실적 저하를 가져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총장 역시 교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평가와 학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업적의 기준을 높이는 일이 불가피한 점을 누누이 설명했다. 또 지난 10년 동안 재단이 과감한 전입금 투입을 통해 학교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과 예기치 않은 금융위기의 여파 등으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교수들이 자신의 몫을 다함으로써 재단을 도와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번 총장과의 대화에 참석한 교수들은 대체로 이 행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자리를 자주 갖자는 건의도 있었다. 이번 행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는 쌍방향 소통의 장이었고 둘째는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 같이 참석한 자리였기 때문에 교협 대표자들은 굳이 대화 내용을 전달하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었고 그 과정에서 선명성을 과시할 필요도 없었다. 이는 앞으로 학교 내 다른 구성원과의 대화에서도 좋은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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