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생들, 불만 있어도 교비장학금 때문에 "쉿"

지난 11월 중순, 성관에서 한 학우가 퇴관을 당해 화두가 됐다. 근 몇 년간 성관 자치위원회(아래 자치회)의 결정으로 퇴관당한 학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48기 자치회는 이를 규율에 따라 결정한 사안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학우들은 오히려 자치회를 문제 삼았다.

고의성 짙은 행동으로 인해 퇴관 조치
퇴관당한 관생은 신정화(동생대ㆍ동물생명2) 학우다. 자치회는 성관 숙지사항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될 시 자치회의 결정에 따라 퇴관 조치한다’에 따라 퇴관을 결정했다고 한다.

성관 자치회 최형진(동생대ㆍ축산식품3) 덕육부장은 “벌점도 높았지만 무엇보다 이 학우는 벌점 체계를 알면서도 고의성 짙은 행동을 해 자치회가 통제할 수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성관 생활 당시 신정화 학우의 벌점은 22점이었다. 벌점 사유는 다양했다. △입수보행(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걷는 행위) △귀관시간 위반 △자치위원 통제 및 지시 불이행 등이다. 이로 인해 이 학우는 자치회와 갈등이 있었다. 규율 위반을 지적해도 오히려 벌점을 받겠다는 식의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형진 덕육부장은 “한 학우의 행동으로 성관 전체의 규율이 무너질 수 있어 퇴관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정화 학우의 말은 달랐다. “자치회도 규율을 어기는 모습을 관생들에게 많이 보여 왔기 때문에 그들의 말은 설득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자치회도 나에게 욕설을 해 내 태도만을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몇 번의 마찰 끝에 자치회는 공개 대자보를 통해 신정화 학우를 11월 8일 징계위원회에 소집했으나 신정화 학우는 참석하지 않았다. 가봤자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10일 자치회는 12일까지 퇴관하라는 공고를 게시했고, 결국 이 학우는 성관을 퇴관했다.

48기 자치회도 문제가 없진 않아
이 사건은 성관 학우들 사이에 논란이 됐다. 논란의 대상은 신정화 학우에 그치지 않았다. 자치회에 불만이 있는 건 다른 학우들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성관 학우들의 불만은 다양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48기 자치회는 그동안 용인해왔던 규율을 엄격히 적용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쿨하우스로 옮겨간 지난 2년 동안 성관 생활은 큰 변화가 있었지만 48기 자치회는 예전 건물 생활 당시의 규율을 강요했던 것이다.

익명의 학우는 “11시 점호 후 외출도 정당한 사유만 있으면 가능했지만 48기 자치회는 봐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번 자치회는 마스터키를 들고 다니며 말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와 당혹스러울 때가 많았다”라고 토로한 학우도 있었다.

신정화 학우가 지적한 자치회 또한 규율을 지키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자치위원들 중에도 모자를 쓰거나 입수보행을 하는 등 규율을 어기는 경우가 있는데 일반 학우들에게만 제재를 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성기쁨(동생대ㆍ동물생산4) 학우는 “48기 자치위원들은 쿨하우스로 옮겨가며 성관이 변화할 때 없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예전 규율을 적용하기에는 시설과 시스템이 변했는데 새로운 규칙을 만들지 않고 옛날을 고집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우들은 이를 자치회에 건의하거나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자치회가 평가하는 성관 생활 점수가 ‘교비장학금’ 평가 항목에서 10% 비중을 차지해 이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또 익명으로 건의한 학우가 있었지만 자치회는 익명의 건의사항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성관 내의 이러한 논란에 현 성관 관장 김수기(동생대ㆍ동물생산) 교수는 “성관은 교육기관이고 자치회가 이를 도맡아 관리하기 때문에 자치회를 존중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악습이 언제까지 용인될 지는 의문이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