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단 칼럼의 대상은 항상 <건대신문>을 읽어주는 독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퇴임을 앞둔 필자의 마지막 칼럼만큼은 신문사 내 구성원들을 위해 써볼까 합니다.

아직도 그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2년 전, 아무것도 몰랐던 1학년 4명이 바로 위 2학년 선배들이 한 명도 없는 채로 <건대신문> 국ㆍ부장단이라는 중책을 떠맡았습니다. 2학년이 된 초기에, 부족한 경험으로 동기들과 갖은 고생을 하며 신문사라는 조직을 운영했던 날들이 생각납니다.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신문사 내ㆍ외부 일에 앞이 캄캄한 터널을 걷는 기분이 들었고, 무언가 ‘선택’을 한다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사무치도록 깨닫게 됐습니다.

선배들이 그러더군요. ‘너희 때에 신문사를 확 바꿔봐…’. 결과적으로 생각하면 그러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신문의 판형을 바꾸고 축쇄판을 내는 등 소기의 성과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경험 때문에 선배들이 해왔던 것 이외의 것을 생각할 수 없었고, 제가 하던 것들이 ‘관행’으로 여겨지는 모습을 보며 씁쓸한 기분을 느끼고는 했습니다.

부족한 선배들 밑에서 2년 동안 억눌려(?) 있었을 차기 국ㆍ부장단 후배들은 부디 발전적으로 신문사를 개혁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갇혀있던 생각에서 벗어나 넓게 사고했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제가 언급해주지 않아도, 그 동안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 의지와 역량을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랍니다. 단, 개혁에는 확실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신문사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것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토론이 선행 되어야 할 것입니다.

차기 차장단 여러분들은 국ㆍ부장단을 믿어주고, 신뢰했으면 합니다. 국ㆍ부장단이 하려는 일들에 협조적인 태도로 건설적인 비판과 의견을 아낌없이 개진해줬으면 합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는 내년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내년도의 <건대신문>이 어떻게 변화할지의 여부는 차장단의 역할도 국ㆍ부장단에 못지않답니다.

편집국장으로 재직했던 1년 동안의 <건대신문>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더 의지 있었더라면… 하는 것들이지요. 하지만 3년 동안의 <건대신문> 기자 생활을 돌아보면 감사함과 고마움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3년 간 동고동락을 같이 해왔던 동기들에게, 애송이와 다름없었던 저희들을 물심양면으로 신경써줬던 퇴임선배 및 주간교수님께, 선배들을 믿고 따라왔던 후배들에게, 그리고 <건대신문> 꾸준히 사랑해주셨던 독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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