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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부문 심사평우리대학 석좌교수 김홍신 소설가
건대신문사 | 승인 2010.12.10 02:18
문학은 사람의 향기를 들추어내는 행위이기에 선악을 대비하기도 하고 높고 낮음을 관찰하기도 하며 진실과 허위를 갈고 닦기도 한다. 사람마다 향기가 다른 법, 영혼의 모양은 더욱 남다르기에 소설은 세상의 바람이 되어 무엇이든 훑고 휘몰고 띄우고 날고 달리고 폭풍을 일으키다가 끝 모를 고요가 되기도 한다. 소설은 마치 하늘에서 한 방울 '똠방' 떨어진 물방울 같아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하염없이 더 낮고 드넓은 바다까지 간다. 그 바다는 세상의 온갖 것들이 스며있고 인류의 온갖 이야기가 모여들어 무수한 사연을 켜켜이 쌓는다.
2010년, 건대신문 문화상 소설부문 응모작은 모두 16편이었다. 물길 따라 제각각 문학의 바다에 도착한 16개의 배는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고 크기와 성능과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도 달랐다. 거친 바다까지 배를 몰고 온 선장들의 담대한 사연은 매우 값지고 근사했다. 16편 중에 <형부와 그녀>, <부유>, <동화파업>, <30분>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형부와 그녀>는 도입부터 유려한 문장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술 때문에 술술 읽을 수 있었다. 형부와 남편의 대비, 언니와 형부의 변모를 살리면서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전개하는 솜씨가 좋았다. 노래방의 묘사나 음식 주문에 대한 섬세한 표현도 뛰어났다. 남성의 여성성과 심리적 접근이 특이했으나 마무리와 공감하게 하는 연결고리,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밀도가 부족한 흠을 닦는다면 좋은 작가가 되리라 믿는다.
<부유>는 전화로 고객을 상대하는 여성의 독백 같은 서술이 잘 다듬어져 심리소설처럼 전개되었다. 세상과 회사에 조종당하고 감시 받는 군상의 모습이 연상될 만큼 담담하고 작가의 감성을 따라가게 만들었다. 스토리가 서로 잘 엮이어서 구성에 대한 결점이 노출되지 않는다면 작가다운 면모가 매우 높게 평가될 것 같다.
<동화파업>은 시간대별로 사건이 나열되는 독특한 서술구조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동화속의 인물이 소설 속에 등장하고 화자의 감각이 돋보여 특이하고 신선했다.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창의력은 문장력과 함께 높이 평가 할 수 있었다. 스토리 전개와 주제가 명료했으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소설이었다.
<30분>은 국문과 남자선배와 스물아홉 번째 생일이 된 여자후배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무명작가 신주희의 생일축하 자리에서 주고받는 대화가 유연하지 못했으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창의력과 스토리 전개는 실험성 높은 작품이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만큼 환상을 펼쳐내는 문장력 또한 수준급이어서 가능성을 높이 사고 싶다.

고심 끝에 <형부와 그녀>를 당선작으로 뽑은 것은 좋은 작가가 될 가능성과 문장력을 평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응모작들도 모두 개성 있고 단단한 재능이 있음을 아울러 밝힌다.
그대들 모두 이 땅의 향기로 기억되길 빈다.

건대신문사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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