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문화상 시ㆍ시조 부문 당선작

눈 오는 밤


얇게 저민 생강을
꿀에 담뿍 절여
구름달뜬 밤에
한잔했음 좋겠다

밀가루 같이 내리는 눈 맞으며
겨울의 흰 감촉에
차가운 목덜미를 묻으며
생강차 끓이는 소리를 듣고 싶다

가시 같은 솔잎도
제 몫의 눈을 얹고 사는 계절

꿈조차 무거워
꽃잎 진 산등성이에
이마를 대보는 밤

                    눈이 온다



색색의 꿈이 너무 얽혀
검어져버린 이 땅 위로

                    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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