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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고소 불가 규정의 위헌성 여부
손동권(법학전문대학원·형사법) 교수 | 승인 2011.02.27 15:32

우리나라 형사소송법 제224조는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를 금지하고 있다. 직계비속인 범죄 피해자는 직계존속인 가해 범죄자를 상대로 형사 사법 기관에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입법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법 규정이다. 이 규정의 문제점은 소위 친고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허용되어야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는 것인데, 고소 금지 규정 때문에 피해자가 가해자인 직계존속을 처벌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여기서는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전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직계비속 여성의 경우 성폭행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직계존속 범죄자가 처벌을 면하는 사례도 흔히 발생하였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 사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라는 특별형법의 제정을 통해 피해자의 고소와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해결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 규정의 문제점이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처벌할 수 있는 일반 범죄에서 발생하였다. 자신의 친부모를 무고죄 및 위증죄의 혐의로 고소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하려던 어느 자녀의 시도가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의해 좌절되자, 이 규정은 신분에 의한 불평등 조항으로서 위헌 무효라는 취지의 위헌법률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전문가 참고인으로 실제 참여했던 필자는 부모 고소불가 규정에 대해 이제는 존치의 필요성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장차 입법 폐지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그 조항의 내용이 직계비속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 무효인 것으로 재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진술하였다. 우리나라 법질서에 오랜 세월 동안 투영되어 그 기능을 담당하여 왔던 직계존비속 관계의 특수성에는 어느 정도 합리적 근거와 법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오늘 헌법재판소가 필자의 생각대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오늘 이후로는 입법부가 이 규정의 계속적 존치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편집자 주 :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 발표된 2월 24일 저녁에 작성된 글임을 밝힙니다)

손동권(법학전문대학원·형사법) 교수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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