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대학은 등록금을 4.7% 인상했다. 이는 한 학기에 학생 1인당 평균 17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학교 측은 올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를 지난 2년간의 동결로 인한 대학 재정의 압박과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학생들은 교수충원과 강의실 확충, 각종 교육 기자재의 업그레이드 등을 요구해왔다. 올해 우리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은 타 대학보다는 높은 것이지만 등록금 자체가 다른 사립대학에 비해 워낙 낮은 액수여서 등록금을 인상해도 여전히 타 대학보다는 등록금이 훨씬 싼 편이다. 대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번 인상에 대해 공감하고 수용하는 모습이다. 2월 25일까지 신입생의 등록금 납부 율은 99.9%에 달했고 재학생들도 77%에 이르렀다. 이러한 재학생 등록률은 예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등록금 인상에 대한 반발하는 모습도 없지 않다. 등록금 인상에 반발하는 측의 논리는 대체로 첫째, 경제가 어렵고 서민생활이 어려우니 등록금을 계속 동결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 대학재정이 어려우면 등록금을 올리는 대신 학교법인측이 더 많은 전입금을 대학에 내려 보내야 한다는 것과 셋째, 학교법인이 골프장 건설에 들어가는 1천1백억원이 있으면 그 돈을 골프장 건설 대신 교육환경 개선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그 자체로서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

먼저 서민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수긍이 가는 말이다. 하지만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면서도 교육환경을 개선하라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말은 결국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신 법인이 학교에 더 많은 전입금을 보내라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더 많은 전입금을 학교에 보내라면서도 그 전입금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더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법인이 요술램프라도 갖고 있어서 원하기만 하면 돈이 무한정으로 쏟아지지 않은 한 학교에 전입금을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사업을 벌여 이익금을 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 사업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이익금이 들어오는 사업이어야 하는 것이다. 법인은 경기도 파주에 보유하고 있는 땅을 활용해서 안정적으로 이익금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골프장 건설을 선택한 것이다.

파주 땅은 사실상 쓸모없는 야산이다. 그 땅은 앞에 저수지까지 끼고 있어 골프장 건설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땅이라는 것이 법인 측의 설명이다. 또 당초 예정했던 건설비를 거듭 줄인 끝에 땅값을 제외하고 실제 골프장 건설비로 들어가는 돈은 650억원이라는 것이다. 법인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돈은 차입금으로 충당되며 골프장이 만들어진 후에 일정 기간동안 차입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갚고 나면 매년 60∼70억원의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 돈은 결국 대학에 대한 전입금이 될 것이다. 법인은 현재의 스타시티 자리였던 학교 옆의 놀고 있던 땅도 이런 방법으로 개발해 그 이익금 2500억원을 학교와 병원에 이미 투입한 바 있다.

현재 법인은 교육부가 정한 법정부담금 이상을 매년 학교에 보내고 있으며 이 전입금 규모는 전국 사립대학 중 늘 5위 이내의 순위에 들고 있다. 이 돈은 결국 법인이 벌이는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금으로 만들어지는 돈인 것이다. 오히려 법인이 현실에 안주해 아무런 사업도 벌이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는 대학의 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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