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투데이건국에서 한 기사를 봤다. 우리대학 재단의 재정 상황을 칭찬하는 기사였다. 기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학교법인 산하 수입사업체와 교육기관 전체의 예결산 규모는 2년 연속 1조2,000억원을 넘었다. 이는 웬만한 국내 대기업 수준이다. 국내 사립대학 가운데 예결산액 1조원을 넘는 대학법인은 건국대와 연세대뿐이다. 학교법인의 탄탄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수익사업체들이 최근 어려운 경제 환경과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영혁신을 통해 학교 발전과 교육지원 사업을 튼튼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기사에 쓰인 내용이니까 그런가보다 했다. 우리학교 역시 좋은 학교구나 했다. 어쩌면 2011년에도 등록금을 동결해 3년 연속 동결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올해 2월, 기대는 실망이란 단어로 대체됐다. 등록금은 무려 4.7%나 인상 됐다. 3% 이상 인상 말아달라던 정부의 요구도 무시된 결과였다. 대학본부는 지난 2년간의 등록금 동결로 학교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글 하나로 학우들을 이해시키려 했다.

그렇다면 6개월 전 기사는 거짓이었나? 그 탄탄한 학교법인이 학교의 적자를 메울 수 없었단 말인가?
대학본부, 학교법인의 관계자들은 모두 “우리대학 재단의 주요 수입원은 부동산인데 현재 글로벌 경제 악화로 인해 법인 사정이 어렵다”는 말과, “학생들의 이해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6개월 만에 그 탄탄하던 건국 가족이 힘들어졌단다. 미국의 경제 악화가 한국 부동산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건 6개월 전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우리대학 법인은 딱, 6개월 전부터 영향을 받았나보다.

찰나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상 철회 가능성은 없을까 대학본부에 물었다. “타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등록금 인하 운동을 세차게 해서 등록금 일부를 돌려받은 사례도 있던데, 우리는 가능한가?” 대학본부는 단호하게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말했다. 뭐 이런 말 저런 말 늘어놔봤자 이미 학교는 학우들의 등록금을 챙겼다.

그나마 이 와중에 위안 삼을 건 인상된 만큼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대학본부의 답변이다. 올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본전을 찾는 것이다. 학생대표자들은 불편한 점, 개선할 점은 물론이고 그동안 등록금 동결이란 이유로 막혔던 학생자치요구안 내용을 당당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노천극장에 모여 학생총회를 개최해 등록금 인상 반대 운동을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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