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시사 일반
신이 내린 불청객들두 가지 사례로 보는 길거리 선교 실태
이동찬 기자 | 승인 2011.03.16 15:25

개강 첫 주를 맞아 캠퍼스 곳곳에는 풋풋한 신입생이나 한가로이 앉아서 여유를 즐기는 학우들에게 다가서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교회 다니세요?”, “성경공부 하실래요?”라고 말하면서 복음을 전도하는 선교사들이거나 혹은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으며 도의 세계를 설파하는 도인들이다. 주로 인파가 붐비는 종합강의동 앞이나 청심대 주변, 학생회관 등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이들은 왜 학우들에게 복음과 도를 전파하고 있을까. 또한 이런 선교사와 도인들의 행동에 대해 우리대학 학우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건대신문>에서 이런 선교사들의 선교활동과 학우들의 반응에 대해 알아봤다.

#1극성 선교의 정석

 철수는 해가 떨어져 조금 어두워질 즈음 학교에서 나와 버스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건대병원과 건대입구 쪽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떤 여성분이 길을 물어왔다. 그래서 길을 알려줬더니 갑자기 인상이 너그럽다고, 복이 보인다는 생뚱맞은 소리를 하는 게 아닌가. 버스를 기다리면서 딱히 할 일이 없던 철수는 심심해서 맞장구를 쳐줬다. 그러자 여자가 흥이 났는지, 철수에게 차나 한잔 마시자고 권유했다. 그런데 차를 다 마시고 나니 이 여자가 돈이 없다고 말하며 차 값을 줄 거라고 따라오라고 했다. 비싼 차 값이 아까웠던 철수는 그녀를 따라갔다.

그곳은 괴이했다. 청소년부터 중년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하얀 소복을 입은 사람들이 40여명 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곳의 우두머리는 철수에게 “여기까지 온 김에 밥 먹고 가라”고 권유했다. 그러고는 “제사를 안 지내고 가면 신이 노한다”고 제사를 하라고 했다. 철수는 뭔가 이상했지만 그 괴이한 분위기에 이끌려 시키는 대로 했다.

근데 그 때부터 일이 시작됐다. 가르쳐준 제사 방식대로 제사를 지내는데 철수가 틀릴 때마다 우두머리가 옆의 소복 입은 학생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그냥 때리는 정도를 넘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한 구타가 벌어졌다. 철수는 겁을 먹었다. 5번 정도 실수를 하니까 학생이 죽을 것처럼 피투성이가 됐다. 철수는 그 학생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더 어이가 없는 건 제사가 끝나자 우두머리가 제사를 지냈으니 철수에게 제사 비용 10만원을 내라고 하는 것이었다. 뭔가 두려워진 철수는 지금 돈이 없다고 내일 돈을 주겠다고 하면서 도망치듯 그 곳을 뛰어 나왔다.

#2 일반 선교의 정석

영희는 올해 갓 입학한 새내기다. 뭐든 신기하기만 한 영희, 학교 건물을 구석구석 훑어보고 또 앞으로 계속 걸어 다닐 길도 익히기 위해 눈에 담아둔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친절하게 웃으면서 다가온다. 그리고 새내기냐고 물어보면서 설문조사를 해달라고 한다. 설문지를 보니 성경공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설문지 맨 마지막에 이름과 연락처도 적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설문을 돌리던 사람들이 자신들은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들이라며 성경 공부를 같이 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도 묻는다. 이상한 느낌이 약간 들었지만 평소에 성경에 대해 살짝 궁금하기도 했던 영희는 덜컥 그 제안을 수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 며칠 후 성경공부를 하는 곳에 간 영희, 뭔가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정말 열심히 성경공부만 했다고 한다.

※위 사례들은 실제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가상기사입니다.

   

우리대학은 길거리포교의 메카, 성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셀 수 없이 많은 포교활동이 일어난다. 우리대학을 거닐다 보면 누구든 한 번쯤은 선교사를 만나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다. 우리학교 주위에서 사는 정태희(29) 씨는 “2~3일에 한 번씩 포교활동을 하는 선교사를 본다”며 “건대입구역이나 구의역에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방식은 다양하다. “성경공부를 같이 하실래요”라는 일반적인 포교활동도 있는가 하면 길을 묻거나 설문조사를 하면서 갑자기 “관상이 좋다”던지 “도를 아십니까” 등등 여러 가지가 있다.

대다수의 학우들은 이들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10번 이상 이런 선교사들을 만나봤다는 이청재(공과대ㆍ화학공4) 학우는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없는데 그들은 어떻게든 말을 걸어오려고 한다”며 “걸리지 않고 지나가거나 그냥 무시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익명의 한 학우는 “바쁜데 포교활동 이야기를 듣는다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며 “학교에서 포교활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리 학내에서 길거리 전도를 했던 익명의 한 기독교 학생은 "길거리 전도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기독교 내에서도 길거리 전도의 당위성은 있지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의 복음이 너무 소중해 다른 사람들도 알았으면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길거리 전도를 하는 것"이라며, "전도활동이 사생활을 침해하고 종교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동찬 기자  fortress@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동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건국대학교 건대신문사
0502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5층 건대신문사
대표전화 : 02-450-3913  |  팩스 : 02-457-3963  |  창간년월일: 1955년 7월 16일  |  센터장 : 김동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규
Copyright © 2020 건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