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최초로 총 학생회가 세워지지 않은 1년이 지나갔다. 필자가 속해있는 문과대는 학교 측에 의해 1층 자치공간을 빼앗겼고, 등록금은 대폭 인상되었다. 이런 일들은 이미 예견되어 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에서도 총학은 세워지지 못했다. 이유는 바로 투표율의 미달이었다. 아직도 우리 학우들은 학교를 향해 학생들의 힘을 보여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건국대학교는 정부에서 제시한 인상률 가이드라인인 3%를 크게 웃도는 4.7%의 등록금 인상률을 확정했다. 그리고나서 바로 다음 학기 등록금 고지서에 반영되었다. 단 0.1%의 인하도 없었다. 집결되지 않은 학생들의 의견은 학교 측에 피력될 수 없었고 결국 학교의 일방적인 밀어붙임에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밀려버린 형국이 되고 말았다.

물론 물가인상률도 반영을 해야 하고 최근 몇 년간 등록금을 동결했으니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학우들도 다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등록금을 인상시킨 이유와 그 인상률이 적정한가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학교에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 총학생회보다 대표성이 떨어지는, 학과의 대표나 단과대의 대표가 해명을 요구하면,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하고 있다는 여러 복지사업들로 입막음을 한다. 자전거의 설치나 조경관리를 운운하면서 이정도의 인상률은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교수님의 확충이나 수업의 질 등 학생들을 향한 실질적인 혜택은 효과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진정 학생들을 위해서가 아닌 겉치레로만 하는 여러 사업들은 우선순위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눈가리고 아웅하는 듯 하는 학교의 태도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은 학생들의 관심에서부터 나온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총학 투표율은 우리학교 학생들의 무관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총학생회의 후보가 내어놓은 공약을 보고 실질적으로 학우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지지를, 설사 공약이 미흡하다고 생각되더라도 투표에 참여해 과감히 반대를 찍어 따끔한 질타할 수 있는 자세가 지금 이 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지금 이런 상태로 가다가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학생들의 힘을 과소평가한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가볍게 무시하고 자신들의 의도대로 모든 일을 처리할 것이다. 최근 서서히 학생들을 압박하기 시작하는 학교의 독단에 대한 항의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후에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와해된 학생조직들은 학교를 향해 어떠한 권리도 주장하지 못할 것이다.

인상률을 낮추는 것은 현시점에서 보면 늦었다 하더라도, 인상률에 비례하여 학생들을 향한 실질적인 혜택을 요구하고 약속을 받아내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 학우들은 학교의 행정에 관심을 갖고 꼭 총학 선거가 아니더라도 하나 된 학우들의 힘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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