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대 총학생회 <새로고침> 선본 공약분석

우리대학 43대 총학생회 선거에 <새로고침> 선본이 출마했다. <새로고침> 선본은 학우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제시했다.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대표이고 학우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관”이라고 학우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새로고침> 선본의 선거 공약을 분석해봤다.

등록금 공약, 실천가능성 모호
<새로고침> 선본은 등록금이 인상된 만큼 학우들에게 혜택이 돌아오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선본은 우선 등록금이 왜 인상됐는지를 학교 측과 이야기해 본 다음 등록금 인상분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회계의 투명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학우에게 불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학교 측에 요구해 삭제 또는 수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학본부는 등록금 공약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총학생회 등록금 관련 공약을 들어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기획조정처 심경보 예산관리팀장은 "등록금과 관련된 문제는 민감한 사항"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또 심경보 팀장은 "제시한 공약을 들어줄 수 있다고 하면 총학을 지지하는 모습처럼 비칠 수 있다"며 "등록금 관련 공약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학우들이 바라던 소통, 홍보가 관건
<새로고침> 선본은 학우들과의 소통을 위한 방안으로 트위터를 포함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학우들에게 직접적으로 논의사항을 전달하고 동시에 학우들의 좋은 의견을 안건으로 상정하겠다는 것이 공약의 주요 내용이다.

현재 실제로 가톨릭대와 서울여대 총학생회에서는 올해부터 트위터를 이용해 학우들과 소통하고 있다. 가톨릭대 총학생회는 트위터 운영방식에 대해 “기본적인 총학 공지나 사업진행사항을 알리고 문의사항 답변에 이용한다”며 “상품 증정 이벤트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트위터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라고 덧붙였다. 3월 개강에 맞춰 운영을 시작한 가톨릭대 트위터의 팔로워 수는 약 150명이다.

우리대학 학우들 역시 트위터를 이용한 총학생회와의 소통에 대해 “나쁘지 않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폰 사용률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총학생회가 트위터를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면 학우들과의 의사소통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트위터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홍보 수단이 필요하겠다.

무인복사기 공약 총체적 난국 직면
<새로고침> 선본은 학우들의 복지에 관한 공약으로 무인복사기 설치를 내세웠다. 현재 도서관에 있는 노후된 무인복사기를 재정비하고, 각 단과대 열람실 앞에 밤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무인복사기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이다.

그러나 이용률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서관의 무인복사기를 관리하고 있는 ‘A4미디어’ 관계자는 “1주일에 500매 정도의 용지가 사용되는데 시험기간에만 이용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야간에 단과대 출입 문제 때문에 무인복사기 이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과대의 경우 일반 학우들의 야간잔류를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다른 단과대도 학우들의 야간잔류를 안전문제, 시설파괴 등의 이유로 제재하고 있다. 이에 박성준 <정>후보는 “대학본부, 세콤과 협의하겠다”고 답했으나 야간잔류를 허가하는 각 단과대 대학원장과 일일이 협의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존 복사실 업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복사실 관계자는 “공약이라는 것은 서로 윈윈해야 하는데 그 공약은 복사실 문 닫으라는 것”이라며 “복사실도 수익 구조가 있는데 학교가 무조건 공약을 받아주면 안된다”고 반발했다. 복사실 업체와 협의를 하겠다던 선본의 공약이 여러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대학본부 수강신청 장바구니제에 부정적
<새로고침> 선본은 수강신청 장바구니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선거 때도 나왔던 공약인 수강신청 장바구니제는 한마디로 예비수강신청이다. 수강신청 전에 학우들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쇼핑하듯이 장바구니에 담으면 대학본부에서는 학우들이 어떤 강의를 원하는지 수요를 파악할 수 있다. 박성준 정후보는 "이번 경영대 수강신청 기간에 수강신청 실패로 인한 대란이 일어났었다"며 "장바구니제를 통해 학우들의 강의 수요만 파악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마트교육혁신팀 이우광 팀장은 "수강신청 장바구니제는 강의 개설안에 대한 권한이 수업을 진행하는 교강사에게 있고 강의 개설안을 확충시키기 어려워 학우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수강신청 이후에도 강의 변경이 잦아 현실적으로 실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또 이우광 팀장은 "수강신청 장바구니제도를 시행해서 수강신청에 실패할 경우에 누가 책임지느냐"며 "실패한다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학교육연구소 김재삼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은 대체로 학습권을 잘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일정 정도의 수요 파악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균관대와 아주대는 수강신청 학우들의 편의를 위해 장바구니제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공약 달성을 위해서는 대학본부와 의견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또 <새로고침> 선본에서는 기존에 부족한 강의를 추가 개설할 수 있도록 전임교원의 강의비율을 높이거나 외부 강사를 초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교육연구소 김재삼 연구원은 "전임교원이 강의해야 하는 최저 학점은 15학점으로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며 "전입교원의 강의 담당 비율을 올리는 것은 법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또 우리대학은 2학기에 전임교원 15명을 모집해 강의를 추가 개설할 계획이 이미 있다. 이우광 팀장은 "15명이 들어오면 어느정도 강의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철인 3종 버금가는 방중일정
<새로고침> 선본은 문화부분에서 우리대학 학우들간의 단합과 친목 도모를 위해 여름방학 국토대장정을 제안했다. 박성준 <정>후보는 “우리대학 학우 전체가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추억과 경험을 통해 생각도 깊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공약을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국토대장정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인 편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대학은 여름방학에 해외역사탐방과 농활이 계획돼 있기에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선본은 “농활은 생각해 보지 않아 따로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가 그 후 공청회에서는 “국토대장정을 최대한 짧은 코스로 하여 국토대장정, 해외역사탐방, 농활 모두 가겠다”고 말했다.

선본은 우리대학 축제를 재미있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주요 내용으로는 국적을 초월한 문화교류의 장과 일감호의 야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놀이 등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학우들의 의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학우들의 반응에 전적으로 맡겼다.

   
▲ <새로고침> 선본의 선거운동. ⓒ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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