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치료’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상담자와 마주 앉아 조용히 얘기를 주고받는 장면만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심리 치료의 극히 일부분만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심리 치료는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꼭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만 받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 평소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한번쯤 찾아가 받아 봐도 좋은 것이 바로 심리 치료다. 여기 여러 가지 흥미로운 심리치료들을 보고, 심리치료사들을 찾아가보는 것도 좋겠다.

그림을 그리면서 나를 알아본다, 미술치료

누군가 어떤 그림을 그렸을 때, 그림을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얼핏 들어도 흥미로운 이것은 바로 미술치료에서 쓰이는 방법이다.

미술치료에서는 단순히 무언가를 그리는 것에서부터 여러 가지를 만들고 붙이는 것까지, 다양한 재료와 방법을 활용해 미술 활동을 한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 안에서 그것을 그린 사람의 개인적인 요소가 상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주목한다. 똑같은 사물을 그린다고 해도 사물의 크기, 위치, 사물의 주변을 꾸미거나 또는 꾸미지 않거나에 따라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그림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렇게 그림 안에 드러나는 여러 가지 상징들을 이용하면 자신의 현재 심리 상태나 성격 등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미술치료에서는 이렇게 ‘미술’을 통해 유추한 현재 상태를 보고 상담이 이루어지게 된다.

박정아 미술치료 강사는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뭔가를 그리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진다”며 “미술은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이 미술치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내 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서사와 문학 치료

서사와 문학 치료라는 말을 듣고 단순히 ‘책을 읽으며 치료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할 수 있겠다. 서사와 문학치료는 내 마음 속의 이야기를 치료하는 활동이다. 서사와 문학치료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모두 ‘자기 서사’, 즉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그 이야기에 따라 사람의 태도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건강하고 밝은 것이라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위기도 잘 넘길 수 있지만, 만약 그 이야기가 어둡다면 사소한 일에도 금방 좌절하거나 포기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사와 문학치료는 사람들 내면의 이야기를 알아내어, 이것을 보다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치료한다. 우리대학에서 서사와 문학치료를 연구하고 있는 문과대 정운채(국문) 교수는 “문학작품뿐 아니라 영화, 공연, 그림에서도 각각 작품들의 서사가 존재한다”며 “문학치료는 이러한 작품들을 보며 감상하거나 직접 창작해보는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작품들을 감상하고 창작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고 자기 서사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예술활동으로 마음을 치유한다, 표현예술심리치료

심리 치료는 음악이나 미술 중 각각 한 가지만의 활동을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지만, 때로는 여러 가지를 모두 통합해 활용되기도 한다. 바로 표현예술심리치료가 그러한 치료 중 하나다. 표현예술심리치료는 미술, 음악, 놀이, 연극, 무용 등의 예술 매체를 두 가지 이상 사용하는 방법이다. 한국표현예술심리치료협회 박수미 사무장은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등 동시에 여러 가지를 병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표현예술심리치료는 언어보다는 이러한 예술 매체를 사용한 상호소통을 추구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예술을 이용한 치료이지만 결과물의 예술성과 아름다움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표현예술심리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작품에 드러난 개인의 심리, 또는 상징성이다. 특히 이 치료에서는 ‘신체동작’을 이용한 치료를 하기도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표현예술심리치료협회의 김은주 간사는 “상담자에게 마지막 단계로 동작치료를 행하면서 안전하게 개인의 심리에 접근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듣는 것만으로도 안정을 찾는다, 음악치료

일반적으로 학우들이 가장 많이 들어본 심리 치료 중 하나가 바로 음악 치료일 것이다. 대한음악치료학회 정은주 대표장은 “환자를 도와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음악적 경험과 관계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 내는 체계적인 심리치료”라고 설명했다.

음악치료의 방법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행동주의적 음악치료 △인본주의적 음악치료 △분석적 음악치료 △창조적 음악치료 △자유즉흥연주치료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 중 개인의 특성에 맞는 음악 치료 방법을 적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실험적 음악치료는 즉흥 연주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상담자들이 그룹을 이룬 뒤 치료사가 직접 그룹의 일원으로 들어가거나 또는 그룹 밖에서 그들을 도와주게 된다. 이 방법에서는 그룹원들끼리 자유로운 연주를 하거나, 치료사가 어떤 제시를 하면 그 주제에 맞는 생각이 형성될 때까지 즉흥 연주를 하며 치료가 이루어지게 된다.

물론 전문적인 음악치료는 직접 전문 기관을 찾아가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우울하거나 슬플 때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 것 역시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정은주 대표는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때 노래를 부르거나 좋아하는 음악회, 공연장에 가는 것도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행복지수는 UP 스트레스는 DOWN, 웃음치료

‘웃으면 복이 와요’ 라는 말도 있듯, 웃음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웃음의 이러한 점을 활용한 웃음치료라는 것도 있다. 웃음치료는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책이나 영화 등 자료를 활용하거나, 혹은 반복적으로 미소를 짓는 운동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이 방법은 특별한 도구가 필요 없고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웃음치료를 적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어려운 위기에 있을 때는 오히려 웃음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 또는 사람마다 웃음의 포인트가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웃음을 유발하고자 한 내용이 그 사람의 상황이나 문화적 맥락 등에서 적절한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웃음은 면역계를 강화시키고, 신경호르몬계와 심혈관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흔히 웃으면 엔도르핀이 많이 분비된다고 하는데, 엔도르핀은 우울하거나 불안한 기분을 조절하고 통증을 줄이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웃는 활동은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정서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평소 TV에 나오는 코미디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많이 웃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 심리 검사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전문상담기관을 방문하기 부담스럽다면 우리대학 학생상담센터를 적극 이용하면 된다. 산학협동관 110호에 위치한 학생상담센터에서는 심리 검사와 병행하는 심층적인 상담을 통해 심리 치료가 가능하다. 상담을 요청하면 현재 고민하는 문제나 인간관계에 대해 접수 면접을 한다. 접수 면접을 거쳐 받고 싶은 검사를 결정한 후 본격적인 심리 검사를 진행한다. 현재 학생상담센터에서는 △MBTI 성격유형검사 △성격진단검사 △MMPI 다면적인성검사 △적성진단검사 △U&I 학습유형검사 △TCI 기질 및 성격검사 등의 심리 검사를 할 수 있다. 각 검사마다 소요되는 시간은 다르며, 원하는 검사를 여러 개 모두 받아 볼 수도 있다. 검사를 다 마치면 일주일이나 2주일 뒤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심층적인 상담이 진행된다. 심리 검사를 통해 파악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상담사와의 장기적인 상담을 통해 개선할 수도 있다.

* 자문

장안평생교육원, 한국표현예술심리치료협회, 대한음악치료학회, 우리대학 정운채(문과대·국문) 교수, 학생상담센터, 네이버 건강검색

김은정, 「웃음치료가 당뇨병 환자의 우울 및 불안에 미치는 효과연구 : 종합병원 입원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대상으로」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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