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 우리는 TV에서 새로운 채널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종합편성채널(아래 종편)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가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종편에 선정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와 옹호의 목소리가 동시에 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종편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것일까?

종합편성채널, 너의 정체를 밝혀라!
종편은 쉽게 말해 KBS, MBC, SBS 등의 지상파 방송같은 케이블 채널이라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케이블 채널에는 허용되지 않았던 뉴스,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들을 자유롭게 종합 편성해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이 바로 종편이다. 우리나라는 미디어 채널의 난립을 막기 위해 지상파 몇개사만이 종합방송을 제공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최근 케이블TV, IPTV 등 새로운 미디어 매체의 부상으로 TV 채널 역시 다양화될 필요성을 정부와 기업이 느끼게 되었고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상파 외의 케이블 채널도 종합편성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미디어법을 통과시켰다.

종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린다. 정부에서는 종편이 방송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CNN과 같은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병민(문과대ㆍ문콘) 교수는 “신문과 같은 오프라인 전달 매체가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종편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언론과 정치가 결탁할 경우에는 정보 전달이 왜곡될 수 있으며 과도한 경쟁으로 프로그램의 선정성이 커져 방송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성공회대 김서중(신문방송학) 교수도 “우리나라 산업에서 방송, 미디어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서구 국가들 보다 높다”며 “정부의 방송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입장은 이미 포화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미디어 산업 시장에는 맞지 않는 얘기”라며 정부의 입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나라의 종편은 문제 투성이?
지상파 방송에 적용되는 규제를 종편에게만 완화시킨 우리나라 종편 법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정부는 지상파와의 경쟁에서 종편의 안정된 정착을 위해 종편에 △의무전송 △24시간 방송 △중간광고 허용 △국내프로그램 의무 편성 비율 삭감 등의 특혜를 줬다.

시청자들이 케이블 방송을 신청할 때, 채널 구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아무리 적은 수의 채널이 포함된 구성을 택하더라도 시청자들은 의무전송 규정에 따라 종편 채널들이 포함된 구성을 택해야만 한다. 우리나라 가구의 80%가 케이블 티비를 시청하는 실정에서 보면 의무전송의 위력은 엄청나다.

종편은 지상파에는 허용되지 않는 중간 광고도 가능하다. 이병민 교수는 “시청자들은 중간광고를 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광고주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라며 “종편이 광고시장에 편입되면서 광고경쟁이 과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국내 프로그램 의무 편성 비율 역시 지상파 방송은 60-80%인데 반해 종편은 20-50%로 눈에 띄게 적다. 즉,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 선정적이고 값싼 외국 프로그램을 들여올 가능성이 크다.

김서중 교수는 “이런 식으로 종편이 비대칭적인 규제를 받게 되면 지상파 방송은 자연히 종편에 밀리게 될 것”이라며 “지상파 방송이 종편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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