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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미래가 짓밟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김정현 사회부장 | 승인 2011.05.09 20:07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어 두렵다. 다음엔 무엇이 될 것인가”

총장과의 대화에 참여한 한 교수가 한 말에 공감한다. 항상 우려해왔던 등록금도 변화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인상률 전국 2위라는 충격으로 나타났다. 다음 변화의 대상으론 시간강사들의 구조조정이 거론되고 있다. 허울뿐인 교원지위,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처우개선을 담은 정부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이 발표될 때부터 우려했던 점이다.

단과대별 총장과의 대화에서 김진규 총장은 “우리대학 시간강사 체계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개정안에 따른 시간강사들의 처우개선으로 예상되는 100억여 원의 재정 부담이, 그리고 우리대학의 시간강사들이 맡은 강의비율이 너무 높아 강의 질의 재고가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것이지만, 정부의 개정안이 발의되었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시간강사 대량해고가 임박했다는 두려움을 지울 수 없다.

우리대학은 필수강의시수를 채우지 못하는 전임교원과 전임교원의 강의를 대신하는 시간강사가 공존하는 기형적인 상황이다. 공대의 한 교수는 이것을 “아저씨가 가르치는 것보다, 집에 있는 아버지가 가르치는 게 보다 낫지 않은가”라고 빗대어 비판했다. 전임교원은 학부생들과 오랜 시간 교감할 수 있어 인성적 측면 등 교육의 질이 보다 높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문제에 메스를 대서 도려내는 방법을 택하면 안 된다. 학교는 시간강사들에게 주어지는 강의 준비를 위한 연구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필자는 취재 중 시간강사들이 집중하기 힘든 개방된 휴게실에서 강의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강의 준비를 위한 연구비용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힌 시간강사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놔두면서 ‘시간강사들의 강의 질이 낮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이다.

물론 시간강사들은 어떤 조건이든 ‘계약직’이므로 전임교원에 비해 불안정한 입지를 갖는다. 시간강사라면 피해갈 수 없는, 강의 질 악화의 원인이다. 즉, 진정한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선 전임강사 수를 늘릴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궁극적으로는 법정 전임교원 비율을 100% 채워야 한다. 돈이 없다고 잘라내 수를 줄이는 것은 오히려 퇴행을 부를 것이다. 고등교육기관이 고등교육의 질을 회복하는 데 돈을 아끼면 안 된다. 효율적인 길만 찾기보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선택해야 한다.

대학에서 교수가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정진하는 필자는 언젠간 시간강사의 길을 거치게 될 것이다. 김 총장은 “우리는 스마트한 학생들을 길러내야 한다.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학교가 돼야한다.”고 말한다. 그 말을 믿게 해 달라. 필자와, 그리고 같은 길을 선택할 또 다른 누군가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교육자가 ‘효율’의 이름으로 학생의 미래를 짓밟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김정현 사회부장  gsstro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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