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생활도서관(생도)을 중앙차기기구에서 제외하는 회칙개정안이 통과됐다. 박성준(경영대ㆍ경영3) 총학생회장은 “폐지가 아니라 중앙자치기구에서 제외된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생도는 “사실상 폐지”라며 반발한다. 생도를 둘러싼 그간의 공방을 정리해 봤다.

   
▲ 박성준 총학생회장(좌)과 박형 부총학생회장(우)

4월 13일 처음 생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됐던 때는 지난달 13일에 열렸던 상반기 전학대회 자리에서였다. 상반기 전학대회에서는 낮은 이용률과 인지도에 비해 생도가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배정받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공과대 김동화(기계공3) 학생회장은 “소수의 학우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생도에 왜 학생회비를 지원해야 하냐”라고 말했다.

   
▲ 공과대 이창재 부학생회장

그러던 중 대의원들 사이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자치기구가 학우들을 대표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불씨는 생도의 대표성 문제로 옮겨갔다. 공과대 이창재(항공우주3) 부학생회장은 “생도의 사업들이 개인적으로 배우기 위한 행사들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영정보학과 최민경(경영대ㆍ3) 학생회장은 “생도는 보수와 진보 모두를 비판적으로 본다고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굉장히 편향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 민윤기 생활도서관장(좌)과 김소망 다함께 회장(우)

이에 생도 민윤기 관장은 “참여자 수보다 생도의 중요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건 맞지만 학술의 중요성 때문에 생도가 존재해 왔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생도를 중앙자치기구에서 제외하는 회칙개정안 발의에 재석대의원 67명 중 47명이 찬성(반대 12명, 기권 8명)해 회칙개정안은 임시 전학대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4월 14일~25일 상반기 전학대회가 끝난 후 생도는 즉각적인 회칙 개정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생도 운영위원들은 회칙개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와 현수막, 다른 대학 생도관계자들의 지지성명서와 회칙개정에 반대하는 트위터 댓글을 게시했다. 또 임시 전학대회가 끝나고 약 1주일 간 늦은 12시에서 1시30분 사이에 서명 운동 및 선전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전전을 진행할 인력 부족과 시험 기간이 겹치는 악재로 인해 학우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실패했다.

4월 26일 중간고사를 치른 뒤 열린 임시 전학대회에서 생도 관련 회칙개정안은 논쟁 끝에 통과됐다. 이날 회의에서 생도는 “회칙개정안 발의는 비밀투표로 진행해야 하는데 공개투표로 진행돼 회칙이 존중받지 못했다”며 회칙개정안 발의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비밀투표를 하지 않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데 대해 재석대의원 68명 중 52명이 찬성(반대 9명, 기권 7명)해 생도의 주장은 관철되지 않았다.

이후 진행된 회칙개정안 표결에서 재석대의원 80명 중 54명이 회칙개정안에 찬성(반대 25명, 무효 1표)해 생도는 중앙자치기구 지위를 박탈당했다.

임시 전학대회 후 박성준 총학생회장은 “예컨대 법원과 같은 정부 중앙부처가 진보적 색채를 띈 채 운영하면 안 되는 것처럼 학생자치기구가 정치색을 가지고 운영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민윤기 관장은 “10년간 공들여온 공간이 이렇게 간단하게 없어져 생도 운영위원 모두 답답한 심정”이라며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폐지하면 소수의 학우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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