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수님의 방

우리대학 내에 ‘자연 가습기’가 있는 곳이 있다는데? 바로 여러 화분들이 가득한 생환대 김종진 교수님(환경과학)의 방. “식물이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자신하시는 김종진 교수님을 만나봤다.

“다른 사람들은 복잡하고 어지럽지 않냐는데 난 안 그래요. 불편하지도 않고 다 내 자식같아서 좋아요.” 방 안 가득히 식물들을 키우고 계시는 교수님께서는 수줍게 웃으시며 식물들을 소개해 주셨다. 교수님의 안내에 따라 둘러본 방 곳곳에는 식물들이 자리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탁자 위의 화분부터 창가 선반에 층층히 놓여있는 화분까지 식물원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굳이 방을 꾸미려고 한 것은 아닌데 연구를 위해 화분을 놓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식물에게 어울리는 화분을 찾아서 방에 두는 즐거움도 있었구요.” 멋쩍으신 듯 덧붙이는 교수님의 말씀에서 교수님의 식물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방 안에 식물들이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인간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문득 식물들이 있는 것이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궁금해졌다. “화분이 있으면 우선은 녹색이 눈의 피로를 풀어줘요. 또한 증산작용을 통해 깨끗한 증류수로 방안의 수분을 조절해 주죠.” 말 그대로 ‘자연 가습기’다. 그래서 혼자 사는 자취생들의 자취방이나 직장인들이 오래 일하는 사무실에 화분을 두면 좋다고.

이렇게 식물에 대해 척척 대답해주시는 교수님께 식물을 잘 키우는 노하우를 여쭤봤다. 교수님께서는 ‘식물을 사랑할 것’을 우선으로 꼽으셨다.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유심히 관찰하고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해요. 물을 얼마나 자주 줘야 하는지, 빛이 얼만큼 필요한지 식물마다 다르니까 사랑과 정성이 최우선이죠.” 교수님께서는 “화분에 붙은 벌레도 직접 다 잡는다”며 식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셨다.

그렇다면 교수님의 전공은 정확히 무엇을 공부하는 것일까? 교수님께서 주로 연구하시는 분야는 환경복원이다. 특히 산불이나 자연재해, 자연 개발 등으로 인해 훼손된 숲을 복원하는 일을 하신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남부식물의 북상과 정착과정, 그리고 이에 따른 수목 보존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계신다. “한라산 해발 1400m에만 사는 구상나무라는 나무가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멸종위기에 있어요. 이 나무를 어떻게 하면 보존할 수 있을까 연구하는 것도 환경복원학의 연구 분야 중 하나에요.”

이러한 연구는 우리대학 내에서도 계속되고 있었다. “며칠 전에 예문대 뒷산에 편백나무를 100그루 정도 심었어요. 편백이 원래 남부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생환대 주변에 심어보니 잘 자라더라구요.” 편백은 남부지방에서 삼림욕으로 유명한 나무인데 중부지방인 서울에서의 생육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잘 자라면 20년 뒤에는 우리대학에서 삼림욕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교내에서도 환경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는 교수님, 우리대학의 환경은 교수님이 보시기에 어떨까? 우리대학의 환경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렸다. “우리대학은 평지와 구릉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고 일감호도 있어서 경관이 수려해요. 작은 숲도 있어서 산책하기도 좋죠. 자연과 함께하기 좋은 학교라고 생각해요.” 교수님께서는 산책하기 좋은 길로 예문대 뒷숲을 지나는 길을 추천해주시기도 했다. ‘우리대학 내에서 그만큼 좋은 숲은 없는 것 같다’는 것이 오랜시간을 우리학교에서 보내신 교수님의 의견.

교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살 것을 강조하셨다. “학생들에게 항상 주말에라도 산에 갈 것을 권해요. 사람은 무엇을 하든 자연을 벗어나 살 수가 없어요. 그러니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을 배워야죠.”

이렇게 교수님의 방은 그저 화분이 가득한 공간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교수님만의 아지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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