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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첫 출발,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권혜림 기자 | 승인 2011.05.23 15:54

(실제 소셜커머스 피해 사례를 토대로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짠돌이로 찍힌 소셜커머스의 추억

처가집 식구들에게 한 턱 쏘기로 되어있던 A씨. 마침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쿠폰맨에 처가집 근처의 고기집이 쿠폰이 올라와 망설임 없이 구입했데요. 사람이 북적북적한 식당에 도착해 식구들과 서빙을 기다리고 있자니 종업원이 와서 쿠폰 손님이냐고 묻더래요. 그러자 가져왔던 쟁반에 담긴 고기를 다시 가져가는 황당한 시츄에이션! 잠시후 돌아온 고기는 마블링과 숙성도, 양이 확연히 달라져 있었죠. 처남이 웃으며 “싼게 비지떡이죠”라는 말을 던지는 순간, A씨는 민망의 절정을 경험했다고 하네요. A씨, 처가에 완전 구두쇠로 찍혀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도 몰랐겠어요.

사장님, 우리의 외침이 들리지 않나요?

B씨는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려고 쿠폰을 구매한 식당을 찾아갔어요. 식당에 도착하자 사장님이 하시는 말씀, “오늘 예상보다 쿠폰 손님이 많이 와서 재료가 떨어졌으니 1시간 뒤에 다시 오시면 안 되겠습니까?”. 1시간 뒤에 다시 찾은 식당. 맵기가 5단계로 나눠진 메뉴였는데 선택여부는 묻지도 않더래요. 또 밥이 모자라 리필을 부탁했으나 끝까지 밥은 나오지 않았다는 전설이... 사장님께 아쉬운 점을 말씀드리니 죄송하다며 다음에 찾아오시면 식사 무료 제공하겠다는 약속까지 하셨다는데! 그 사장님, 갑자기 불어난 손님에 당황하셨나봐요~

홍보하려다 가게를 통째로 잃게 된 사연

4인용 테이블 8개로 구성된 작은 갈비집을 운영하던 C씨. 몇 달 전, 반값 판매하는 티켓으로 많은 손님을 모으고 이 손님들을 다시 찾게 하면 수입이 2배로 늘어난다는 소셜커머스 영업직원의 말에 소셜커머스 쿠폰을 팔아보기로 결심했대요. C씨는 애초에 식당 규모에 맞게 쿠폰을 3백장만 팔 생각이었지만 소셜커머스 업체에서는 매월 광고비에만 1억 이상을 쓰기 때문에 티켓을 고작 3백장을 팔게 되면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3천장을 팔 것을 권유했대요. 평소보다 몇 배로 늘어난 손님에 C씨는 종업원과 주차 도우미를 더 고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나봐요. 계산해보면 C씨에게 돌아오는 손님 1인당 순이익은 고작 3천원. 쿠폰 손님들로 어수선한 전쟁을 치른 한 달, 단골손님마저 발길이 끊겨 식당을 닫는 상황까지 갔다고 하네요.

기다려도 오지 않고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팡팡에서 헤어샵 쿠폰을 결제한지 20일이 넘었는데 인증번호가 오지 않는다는 D씨.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확인하고 연락 준다고 하더래요. D씨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대요. 그 사이트는 다른 소셜사이트와는 달리 온라인 고객센터가 없어서 전화로밖에 할 수 없었다나봐요. 며칠 동안 수시로 전화를 걸어 봐도 통화 한번 하기 힘들던 팡팡 직원님들. D씨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일방적인 짝사랑을 하고 있는 기분”이라며 심경을 토로했어요. 과연 D씨의 머리는 언제쯤 변신할 수 있을까요?


 

공동구매로 퇴색된 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 업체는 최근 SNS를 통한 입소문으로 손님을 모으는 원래 개념을 떠나 시장 선점을 위해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소셜커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후기가 모여있는 ‘반가격닷컴’ 사이트의 구본창 대표는 “업체 스스로 SNS의 입소문을 통한 광고방식을 포기하고 매스미디어를 통한 ‘돈놓고 돈먹기’를 하고 있는 것이 지금 소셜커머스 1세대들이 저지르고 있는 실수”라며 “이는 소셜커머스보다는 오히려 매스커머스 또는 공동구매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SNS가 아닌 매스미디어로 광고하게 되면 막대한 광고비를 만회하기 위한 쿠폰의 다량판매가 필요하게 된다. 이 때문에 상품제공업체의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티켓판매를 유발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소셜커머스 피해사례는 이 부분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1차적으로는 상품판매업체의 손해를 가져오고, 결국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소셜커머스 쿠폰을 판매했던 우리대학 근처의 중국음식점 ‘샹그랴’는 “개업한지 5년이 됐는데 남다른 이벤트를 한 적이 없었다”며 “한번 전국적인 행사를 접해보고자 시작했는데 남는 이익이 없어 거의 적자를 봤다”고 토로했다.

상품 제공업체의 박리다매 판매 형식

소셜커머스 쿠폰 행사는 상품 제공업체의 ‘광고’를 통한 홍보효과를 노리는 판매방식이지만 상품 제공업체 중에 몇몇은 박리다매로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의 한 익명 쿠폰이용자는 “일반 손님과 쿠폰 손님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나 음식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며 “정당하게 할인된 가격을 치르고 먹으러 갔지만 마치 공짜쿠폰으로 얻어먹으러 온 거지취급 당하는 기분”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상품 제공업체의 상품의 가격을 낮춘 만큼 상품의 품질도 낮추는 것은 판매의 본래 목적인 재방문 고객을 늘리는 효과를 없앨 뿐 아니라, 쿠폰행사를 하는 전체 업체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하여 다른 업체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비양심적인 영업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의 태도 문제와 피해야 할 업체

그동안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자신들을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가 아니라 통신판매중개업체라고 밝혀왔다. 이 때문에 △고객센터와 전화연결이 어렵고 △소비자 후기 게시판이 없거나 △게시판이 있더라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며 △7일 이내 환불도 해주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공정위에서 소셜커머스 업체는 중개업자가 아니라 판매업자라고 시정명령을 내려 앞으로는 7일 이내 환불을 요구하면 무조건 해야만 한다.

구 대표는 소셜커머스 소비자들이 쇼핑을 할 때 피해야 할 업체로 △소셜커머스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이 전혀 없는 업체 △환불기간이 7일이 아닌 업체 △소비자 게시판이 없는 업체를 들었다. 또한 소셜커머스 피해사례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는 △7일 이내 환불을 하는 소셜커머스의 쿠폰 사용 △이용후기에 대한 게시판이 개방되어 있는 소셜커머스의 쿠폰 사용 △쿠폰을 이용한 소비자의 신속한 이용후기 게시 등을 제안했다.

모두 윈윈하는 구조로 가기 위해

구 대표는 소비자, 상품제공업체, 소셜커머스 모두가 이익을 보는 윈윈구조로 가기 위해 △소셜커머스 업체의 SNS 비중 확대 △상품제공업체의 고객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행사 △서비스가 좋은 업체를 판단하는 소비자의 능력 향상이 중요시된다고 꼽았다. 특히 소비자들의 역할에 대해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좋은 업체를 잘 판단해서 많이 팔아줘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서비스경쟁을 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대학 김시월(상경대ㆍ소비자정보) 교수는 “소비자들이 쿠폰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바꾸도록 하려면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소셜커머스 업체가 정확히 명시해야 한다”며 “초반의 시행착오를 잘 극복하고 법과 제도의 정비가 잘 된다면 업체의 홍보 목적으로 많이 활용될 수 있는 이점을 고려했을 때,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nerim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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