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어, 백의종군의 자세로 발전 노력해야"

김진규 총장이 취임한 지 어느덧 두 학기가 지났다. ‘i-SMART건국 2020’비전을 제시하며 취임한 김 총장은 학교에‘혁신’바람을 일으켰다. 이번 조선일보-QS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 순위가 하락하자 학교는 또다시 급변한 개혁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평가 하락에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다는 김진규 총장. 이에 지난 5월 31일 <건대신문> 기자들은 총장실에서 김 총장을 만나 우리대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듣는 자릴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하미승 부총장과 유재원 기획처장, 정일민 교무처장이 배석했다. 인터뷰는 본지 이수빈 편집국장, 김정현 사회부장, 이동찬 사진부장, 김대영 취재부 차장이 참가했다.

취임한 지 9개월, 총장님은 현재 우리대학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i-SMART건국2020’ 비전을 세우고 연구ㆍ교육ㆍ재정ㆍ국제화ㆍ평판 부문에 대한 5대 중점 과제를 제시하고 실천하는데 바쁜 날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의 순위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결과를 분석해보니 국제화, 평판도 부문에서는 진전이 있었지만 점수 배점이 큰 연구력, 교육재정 부문에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대학평가는 지난 몇 년간의 집계 결과로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 3~4년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현재 우리대학은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대학의 약점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우선 대학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현재 108대 과제를 선정했습니다. 교육 부문의 경우우수 강의 개설, 강의실 환경 개선 및 교양과목 확충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행정조직도 개편했습니다. 무엇보다 약점인 연구력을 높이고자 총장석학교수, 스마트연구전임교수와 연구력 증진을 위한 연구전임교수도 채용했습니다. 교수업적평가를 상향하고 연구게재격려금도 100% 인상했습니다.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늘어난 국고보조금 지원으로 재학생 취업률 향상과 교수 연구력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 이동찬 기자
 

이번 조선일보 대학평가 순위가 하락해 교무위원이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 평가 결과는 2010년까지의 5년간 누적 결과로 제가 취임 하기 전의 지표들로 평가됐지만 현재 우리대학 최고 책임자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현재 이로 인해 여러 노력들을 펼치고 있지만 누적된 지표로 평가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 입니다. 그러나 제도보다 중요한 건 마음입니다. ‘논문을 한 편 더 써야겠다, 조금 더 힘써야 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어떤 제도도 필요 없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의 일환으로 사직서를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수리도 반려도 못하고 가만히 두고만 있습니다. 당분간은 이런 마음가짐을 더 가져가야할 것 같습니다. 이 사태를 분발하는 계기로 삼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임해야겠지요.

연구력 강화를 위해 교수업적평가 상향 조정을 감행했습니다. ‘총장과의 대화’를 통해 교수진과 소통을 시도했으나, 여전히 교수 측에서는 반발이 심합니다.
어떤 제도든 현행보다 강화되면 구성원들의 반발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총장으로서 연구력 부진으로 학교 평가 순위가 하락하는데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경희대의 경우 지난 4년간의 논문증가율이 109%나 됩니다. 중앙대도 82.8% 증가했습니다. 반면 우리대학은 45.3%에 그쳤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다른 대학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수업적평가는 상향 조정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교수협의회(교협)에서는 최근 교무처의 제도 개선에 대한 책임으로 교무처장 사퇴 성명서를 발표할 움직임도 있었는데요.
교수업적평가 기준 상향 조정, 폐강기준 조정 등으로 인해 교협의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로 교무처장 사퇴를 요구하는 건 명분이 없습니다. 교협 측에서도 전 교수에게 정기 회의 전 이와 관련된 메일을 보냈지만 회의에서 상정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럴 분위기가 아님을 교협도 알 것입니다. 또 교협이 교수진의 복지나 학교 발전에 대해 건의하는 건 가능하지만, 주요 보직자의 인사를 결의하는 건 교협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됩니다.

 

▲  ⓒ 이동찬 기자

 

소통을 위해 애쓰시지만 총장님의 업무 추진 스타일이 독단적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저는 30년을 의사로 지낸 사람입니다. 직업은 사람의 제 2의 천성을 정합니다. 의사는 타인을 돕는 직업이기 때문에 독단적이라거나, 권의주의적인 건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취임하기 전에는 우리대학을 발전 속도가 빠른, 상당히 좋은 대학으로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취임하고 보니 대학평가 순위가 하락세를 타고 있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날로 저하되고 있는 학교 위상을 하루 바삐 되살리기 위해 총장으로서 해야할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상대적으로 전임총장보다 연구력 강화, 행정조직 개편 등 여러 부문에서 개혁을 시도하다보니 독단적인 이미지로 비쳐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수업적평가기준을 상향 조정할 때도 본부 처장단회의와 교무위원회를 여러 차례 거쳤으며, 교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총장과의 대화’도 네 차례나 했습니다.

얼마 전 학사구조조정 3대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학사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대학 뿐 아니라 전 세계 대학교가 일상적 업무로 구조조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업도 6개월마다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내놓습니다. 타사와의 제품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계속하여 변신을 거듭합니다.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학도 수요자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해야하며 이것이 바로 학사구조조정입니다. 2015년이면 저출산으로 인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할 것입니다. 우리대학은 이런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학사구조조정 원칙 발표 당시 집중육성학과를 거론했는데 이는 어떤 학과를 말하는 것입니까?
전통적으로 우리대학의 생명과학계열이 외국에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부동산학과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를 다시 전적으로 계열별발전위원회에서 평가했으면 합니다. 유망 선도 학과가 어디인 지 알아본 뒤 내년부터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야구도 9명 모두 다 최고로 키울 수는 없습니다. 우리대학 73개 학과가 전부 ‘이승엽’ 선수와 같이 분발하면 좋겠지만 역량에 걸맞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진규 총장은 업무추진 방식이 독단적이라는 교수들의 평가에 "전임 총장보다 여러 부문에서 개혁을 시도하다보니 독단적으로 비쳐진 것"이라며 "민주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동찬 기자

총장님이 취임하신 이후 학교가 너무 대학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순위 지표에 따라 발전하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학의 가장 큰 역할은 교육입니다. 학생들이 바라는 교육의 질 향상은 그리 큰 게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얼마 전 부동산학과 학생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2백여 명이 수업을 받는 대형 강의실인데 계단식이 아니라서 교수의 말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해줬습니다. 이에 관재처장과 협의를 통해 상허연구관의 8개 대형 강의실에 스크린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대학본부가 모르는 부분에 학생들의 요구가 있으면 바로 시정 조치를 할 생각입니다.

최근 반값등록금 요구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데요. 총장님이 생각하시는 적정등록금은 얼마인지 궁금합니다.
적정등록금을 따지기는 참 힘듭니다. 우리대학 등록금은 전국으로 따지면 28위로 이는 연ㆍ고대보다 등록금이 165만원이나 적은 금액입니다. 등록금이 늘어나면 계단식 강의실도 짓고, 교수도 백 명씩 충원하고 얼마나 좋겠습니까. 외국처럼 기부문화가 활성화돼 있지 않고 국고보조금도 열악한 현실에서는 등록금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학생회 측에서 제시한 향후 3년간 등록금 동결 요구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총장직을 1년하고 떠날 사람이면 등록금을 동결하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동결을 약속하는 건 총장의 권한에서 벗어난 사안입니다. 또 교수충원 등 우리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동결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대학 교직원의 임금의 자연상승분만 해도 연간 130억이 소요됩니다. 이 때문에 ‘건국인의날’ 행사에서도 동문들께 기부금 조성에 힘써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타 대학과 경쟁을 위해, 그리고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대학본부는 학교발전기금모금과 법인지원금, 국고보조금 확대를 통해 등록금 의존율을 낮추도록 할 것입니다.

 

▲ 김진규 총장은 총학생회의 등록금 3년 연속 동결 요구안에 대해 "우리대학 발전을 위해선 동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동찬 기자

 

등록금이 인상됐지만 정작 학생들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학생들을 위해 펼치고 있는 정책이 있습니까?
학생들을 위해 취업이 잘되는 대학,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현재도 취업이 잘되는 대학 중 하나로 꼽히지만 취업률을 더욱 높이기 위해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주요 취업 정책으로는 현재 △재학생 취업프로그램 아이디어 공모 △엘리트 프로그램 △리더 양성 프로그램 등이 있으며, 취업강좌ㆍ진로설정과 경력개발ㆍ언론실무전략 등의 교과목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학금 혜택도 늘릴 예정입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등록금 문제나 장학금 확충, 대출이자 지원 등의 정책과 맞물려 추진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교내 복지 장학금을 확충하고 성적향상 장학금 및 우수 입학 장학금을 확대해 시행할 방침입니다. 이밖에 학생상담서비스를 늘릴 예정입니다. 현재는 또래상담, 심리검사 등을 강화하고 있으며 또 교수님들의 학생 상담서비스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도 실시 중입니다.

최근 우리대학 홍보에 많이 애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홍보는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교육과 연구 등의 부문에서 내실과 실속을 다져 실력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를 사회에 알리고 홍보해 우리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최근의 SMART바이크, 새천년관과 기숙사 쿨하우스의 사인 보드, 박물관 야간 조명, 가로등 배너와 벨벳 황소 배너 등은 학생과 교직원, 동문 모두에게 자긍심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는 한 학생이 학교 홈페이지에 이 같은 자긍심 상승과 브랜드 가치 홍보 부분에 칭찬하는 글도 읽었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총장님이 꿈꾸는 대학은 어떤 대학입니까?
‘i-SMART건국2020’을 통하여 혁신적인 대학경영ㆍ동문관계 정착ㆍ연구업적 향상ㆍ신기술 창출을 이루어내는 새로운 건국대로 웅비할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국내 5대 사학, 아시아 50대 대학, 세계150대 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i-SMART건국2020의 5대 핵심전략을 통해 교수 연구업적 향상을 위한 획기적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우수한 졸업생 배출을 위한 교육서비스를 혁신할 계획입니다. 또 대학발전의 에너지 충전을 위한 대대적 발전기금 확충을 확충하고, 국내 최고의 글로컬 대학과 스마트한 캠퍼스를 조성하여 동문이 참여하는 새로운 건국대를 건설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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