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훼손이 심각해짐에 따라 우리대학 행정관 앞 잔디광장 출입이 부분적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지난 28일, ‘건국인의 날’ 행사가 개최되는 동안 잔디광장이 전부 개방됐고 이에 대해 대학본부측과 학우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잔디광장이 2008년부터 전부 개방된 이후, 학우들은 잔디광장을 쉼터로써 자유롭게 이용해왔다. 하지만 야구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격한 여가활동 때문에 잔디훼손 정도가 심각해졌다. 또한 그린호프(잔디밭에서 술을 마시며 노는 행위)를 하고 나서 생겨난 쓰레기들도 잔디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렇게 훼손된 잔디들은 원상태로 회복되는 데 약 2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훼손이 심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면 잔디를 다시 심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고 별도의 보수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대학본부는 잔디훼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출입금지구역을 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설팀의 배호봉 선생은“학생들의 쉼터를 최대한 보장 해주겠다는 취지에서 전체면적의 30%만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학우들의 출입이 금지됐던 구역을 포함한 잔디광장 전체에서 건국인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이에 대해 조재형(문과대ㆍ커뮤니3) 학우는“잔디 훼손이 심하다면 학생들의 출입을 통제할 수도 있지만 대학본부 스스로의 통제는 부족한 것 같다”며“학우들에게 공지도 없이 대학본부의 필요에 의해 예외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의견에 배 선생은“행사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전 논의를 거쳐 행사동안만 개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민구(공과대ㆍ산업공2휴) 학우도“한 번 제한 구역으로 정했다면 일관성 있게 통제를 하거나 특정한 개방 날짜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의 경우도 잔디밭 이용에 대해 문제를 겪고 있다. 늦은 밤 학생들이 잔디밭에 모여 술을 먹자 일부 학생들이 잔디손상과 학교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강한 거부감을 내비친 것이다. 잔디밭 이용을 찬성하는 학생들은 잔디밭을 관상용으로만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고려대는 캠퍼스 내 잔디밭이 특별한 제한없이 비교적 잘 운영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대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잔디밭에서 학생들이 낮잠을 자거나 술을 마시는 장소로 자주 이용하지만 항상 깨끗하게 뒷정리를 하기 때문에 문제 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대학 생명과학과의 이재석 교수는“현재 행정관 앞 잔디광장에는 나무가 너무 우거져서 태양광을 가리기 때문에 잔디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최소한 가지치기를 해주거나 나무를 옮기 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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