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과제, 동아리나 소모임 활동 등등으로 정신없던 한 학기가 지나가고 이제 곧 방학이다. 방학이라 함은 학교에서 학기나 학년이 끝난 뒤 쉬는 일을 말하지만, 대학생들에게 방학은 쉬기보다는 공부의 연장기간으로 생각되기 마련이다. 사실, 방학을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여겨온 때가 이번 여름 뿐은 아니었다.

최은정 <오늘의 교육> 기자는 ‘스펙, 내 안의 괴물’이라는 기사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한 친구와 '스펙'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친구가 그런다. 스펙 열풍이 대학생만의 문제인 것 같진 않다고, 취업이라는 시급한 문제가 코앞에 있다 보니 더 두드러져 보일 뿐이지, 우린 사실 초·중·고 시절부터 그렇게 살아왔다고. 그리고 대학 졸업하고도 아마 다르지 않을 거라고. 이 말에 공감한다면 당신은 소위 ‘학년빨’이 붙어가는 중일 것이다. 다 아는 암울한 이야기를 이렇게 한 대도, 어제 같은 오늘에 몸을 맡기는 우리. 숨 돌릴 시간은 필요하다.

방학의 낭만은 역시 여행이다.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들은 쌓여가는 과제와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가장 잘 알게 해줄 것이다. 떠나고는 싶은데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 잘 모르겠고, 여행비 등등이 걱정된다면 테마를 정해 가는 것도 방법이다. ‘거지 같은 3일, 부자 같은 3일’ 이나 ‘10만원으로 국내여행’ 등이 그 예다.

전자는 필자가 듣는 강의시간에 교수님께서 자신의 대학시절을 돌아보며 말씀해주신 것이다. 친구와 둘이 제주도는 보고 싶었는데 일주일을 갔다 오기에는 돈이 모자랐단다. 그래서 3일씩을 나눠서 앞의 3일은 정말 거지처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연명하고, 남은 3일은 호텔에서 호강하며 고생한 3일의 여독을 풀었다고 한다. ‘10만원으로 국내여행’은 철도청이 방학 때 만 25세 이하의 성인에게 제공하는 ‘내일로’ 티켓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5만원 가량을 지불하면 연속 7일간 전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1일 판매량 제한이 1500장으로 제한되어 있어 방학이 시작되면 경쟁이 치열하므로 이용계획이 있다면 미리 사두는 것이 낫다. 어떻게 여행계획을 짜든 해방감에 도취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딴 생각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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