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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기준과 대학평가주간교수 사설
건대신문사 | 승인 2011.06.07 23:54

아프리카 어떤 부족은 여성의 목이 길어야 미인으로 친다고 한다. 따라서 이 부족의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목에 링을 하나씩 채워나가기 시작해 결혼 적령기에 이르면 링의 숫자가 20∼30개로 늘어나고 목의 길이는 엽기적으로 길어진다. 또 다른 부족은 입술이 두터워야 미인으로 치기 때문에 입술을 강제로 잡아 늘인다고 한다. 이들 부족의 입장에서는 서구의 미인상을 표준으로 하는 세계미인대회의 선발기준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 당연하다. 사실 서구의 미인기준은 그들의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방적인 것이다. 이 부족이 외부세계와 단절한 채 고립생활을 계속한다면 서구의 미인기준 같은 것은 무시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세계와 소통을 하고 세계미인대회에 부족의 처녀를 참가시키기로 결정했다면 자신들만의 미인기준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특정 언론기관들이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해 대학을 평가한 후 매년 그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해당 언론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 기준들은 교수들의 연구실적, 교육환경, 재정, 졸업생 취업률, 평판, 국제화지수 등이다. 이 기준들은 모든 대학들에 보편적으로 들이댈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각 대학이 갖고 있는 나름대로의 장점이나 특성 그리고 자긍심을 가질 요소들은 평가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 대학을 비롯하여 각 대학의 구성원들 사이에는 언론기관의 대학평가를 무시하거나 자료요청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의 대학은 아프리카의 특정부족처럼 외부와 단절하고서는 존립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신입생의 지원율, 연구비 수주, 졸업생 취업, 연구프로젝트의 진행, 학생들의 국제 교류 등 대학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것이 외부와의 연계 속에서만 가능하다. 특히 우리대학이 그렇다.

올해 우리대학은 조선일보-QS 대학평가에서 국내 순위 25위로 쳐졌다. 우리대학의 구성원들로서는 무척 자존심이 상하고 불쾌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최근 우리대학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나 인식이 과거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향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조선일보의 평가 자체를 무시해버릴 수가 있으면 좋겠다만 그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 외부와의 연계 속에서 존립할 것이기 때문이다. 설혹 우리가 애써 무시한다 하더라도 우리 대학에 대한 평가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우리를 외부의 평가 기준에 맞추어 나가는 것뿐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조선일보의 평가는 우리에게는 가장 유리한 조건일수도 있다. 교수 연구능력 평가가 무려 60%나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대학 전임교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리고 노력하기만 하면 평가기준을 채울 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우리가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졸업생 평가가 60% 였다면 어찌할 뻔 했는가. 이번 조선일보 평가에서 우리대학이 전국 25위를 한 것은 지난 5년간 교원 당 논문실적이 평균 2.8편에 불과한 것이 큰 이유가 됐다. 여러 가지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교수 한명이 일 년에 논문 한편도 안 썼고그것이 순위 하락의 가장 큰 이유가 됐다면 학생들에게 떳떳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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