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업적평가기준 재개정 움직임에 교수들 반박 성명 발표

지난 23일 늦은 4시 행정관 2층 화상회의실에서 대학발전비상대책자문위원회(비대위) 발족 및 1차 회의가 진행됐다. 이날 회의는 교수업적평가기준(평가기준) 상향 조정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대학본부는 평가기준 상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교수들은 평가기준 상향에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는 평가순위 제고를 위한 쇄신의 일환으로 김경희 이사장이 제안한 회의체다. 비대위 위원장은 김 이사장이 맡았으며, 김진규 총장, 김순도 총동문회장, 장영백 교수협의회(교협) 회장, 안진우 노조위원장, 박성준(경영대ㆍ경영3)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외 19명이 위원으로 활동한다.

대학본부는 이번 조선일보-QS 대학평가 순위 하락의 원인을 교수들의 연구력 부족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평가기준을 경희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었다. (1255호 건대신문 6월 7일자 보도) 지난 2월 28일 평가기준을 상향 조정한 뒤 개정 내용이 시행되기도 전에 재개정을 결정한 것이다.

회의에서 김 총장은 “4개월 만에 재개정을 한다는 것이 곤혹스럽지만 지난 2월에 개정한 평가기준을 적용할 경우 연구력이 경쟁대학에 못미쳐 대학순위는 더 추락할 전망”이라며 재개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교수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장영백 교협 회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15개 단과대 400여명의 교수들은 평가기준 상향 조정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며 대학본부를 겨냥했다. 교수들이 발표한 성명서의 주된 내용은 △소신없는 졸속 행정 비판 △평가기준 상향 조정 무효 △평가기준 상향 조정 추진 책임자 자진사퇴 등이다.

이에 김 총장은 “성명을 낸 교수들의 대안은 무엇인가 반문하고 싶다”고 반박했지만 “교수들이 기존 개정안 유지를 주장하고 동문과 학생, 법인 또한 분란을 피하기 위해 이대로 하자고 하면 따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연구 순위가 떨어지는 현상을 유지하자는 것은 오해”라며 “한 부분만 꼽아서 채찍을 드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수, 직원, 학생, 동문이 각자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가기준 상향 조정을 둘러싼 대학본부와 교수들의 갈등에 대해 글로컬캠퍼스 김건우(자연과학대ㆍ전산수학4)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좋은 방향으로 학교 발전을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