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물도 고급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무 생수나 고르는 것이 아니라 몸에 좋은 물, 내게 맞는 물을 찾아 마시는 시대가 온 것이다.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함유됐거나 청정 수원지를 자랑하는 생수 등은 프리미엄 생수라는 이름으로 비싼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물을 돈 내고 사 마신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옛날 사람들이 들으면 놀랄만할 일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 프리미엄 생수를 구입하는데 그리 주저하지 않는다. 문화평론가 진종훈 박사는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과 차별되기를 원한다”며 “차별화의 욕구가 이제는 물 시장에도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외국에서는 프리미엄 생수가 블루오션 시장으로 각광받은 지 오래다. 프리미엄 생수 전문 인터넷 쇼핑몰 ‘워터카페’의 유진환 대표는 “외국에서는 현재 프리미엄 생수 사업이 생수 시장을 이끌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시는 물이 다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생수의 분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빙하수, 해양 심층수, 기능성 생수, 베이비워터, 탄산수, 일반 생수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물의 종류에 따라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소비자층을 이룬다. 환자나 중장년층은 기능성 생수를, 20대 여성들은 페리에같은 탄산수를 많이 찾는 식이다.

해양심층수 전문점인 (주)파나블루 광장대리점의 양은영 대표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2~30대가 찾기도 하지만 40대 후반부터 60대까지가 매장의 주요 고객층”이라고 말했다. 유진환 대표는 “아토피 환자는 알칼리수를 많이 사는 편이고 주부들이 베이비워터를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경우 생수 중에서도 살을 빼는데 도움을 주는 물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유 대표는 “여름에는 이드록시다즈와 같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생수가 제일 잘 팔리기 때문에 재고 물량도 많이 구비해 놓는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생수는 사람들이 ‘웰빙’을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떠오르게 된 면이 있다. 실제로 유 대표는 “인터넷 쇼핑몰을 2004년에 개점했는데 그 당시가 한창 웰빙이나 환경사업 등이 떠오르던 시기”라고 말했다. 진종훈 박사는 “자신의 기호에 맞는 물을 골라 마시고 웰빙에 도움 될 수 있다는 것이 물 고급화 현상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에는 프리미엄 생수가 하나의 패션 상품으로 활용되는 면도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에서 고급스러운 느낌의 물병을 사용하거나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물병의 생수를 한정 상품으로 출시하는 경우다.

프리미엄 생수가 등장하면서 워터바, 워터카페 등의 이색공간이 생겨나기도 했다. 워터바나 워터카페에서는 국내 브랜드 생수부터 수입 생수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생수를 진열해놓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직접 사 마실 수 있으며, 워터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생수를 마셔볼 수도 있다. 워터 소믈리에 역시 함께 등장한 신종 직업으로 와인의 맛을 감별하는 소믈리에처럼 물의 맛을 감별하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한동안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진종훈 박사는 “앞으로 더욱 많은 생수 브랜드가 생길 것”이라며 “초기에는 수입 생수가 대부분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제품도 점점 가격대 높은 프리미엄 생수가 많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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